[SC칼럼] 전여옥 '여성들이여 접속하라'
기사입력 2000년 03월 01일 15시 12분
지금 이 시대를 사는 사람 가운데 가장 위험한 사람들은 누구일까? 인터넷 전문가들은 당연히 `접속하지 않는 자'라고 말한다. 앞으로 빈부의 격차는 바로 접속하는 자와 접속하지 않는자의 구조로 나타난다. 특히 요즘과 같은 기회폭발의 시대를 살면서 우리는 도처에 졸부가 아닌 시대의 흐름을 재빨리 접속해서 돈을 번 `머리 빠른 사람'들을 만나게 된다.
그런데 이 시대 접속하지 않는 자는 과연 누구인가? 요즘 내가 진행하는 라디오 프로그램은 '돈버는 방법'-벤처비지니스를 주제로 삼고 있다. 얼마전 이제 거래소에서 코스닥으로 드디어 엔젤투자로 접어든 상황을 언급하게 되었다. 엔젤투자 전문가에게 당신들의 투자회사에 어떤 사람들이 엔젤이냐고 물었다. 엔젤의 면면을 듣고 보니 내 생각보다 상당히 높은 교육수준과 안정된 지위를 가진 사람들이었다. 내상식으로는 엔젤이라는 것을 정말로 벤처에 꿈을 건 `기회를 기다리는 없는 자'들의 요소가 있으리라 생각했는데 의외였다.
게다가 놀라운 것은 그들은 거의 남자였다 `아니-묻지마투자하는 아줌마들도 없어요?'라고 물었다. 그러자 그 담당자 말이 `아줌마들은 인터넷을 모르잖아요. 저의 투자자들은 인터넷으로 다 투자조건 검색하고 따져보고 그리고 거래할 수 있는 능력과 관심을 가진 사람들이거든요. 확실히 아줌마들이 인터넷에 약해요'라고 말하는 것이었다. 즉 이렇게 나아가면 결국 아줌마로 대변되는 `접속하지 않는자'들은 투자의 기회를 잃어버리는 것은 물론이고 부자가 될 기회를 영원히 잃어버리는 것을 뜻한다.
어떤 이들은 이 기회폭발의 시대를 맞아 황금광시대, 엘도라도를 찾는 시대라고 한다. 마치 서부개척시대처럼 깃발을 드날리며 저기까지 내 땅이다-라며 깃발꽂는 시대라고 한다. 바로 그 깃발꽂기의 수단은 다름 아닌 인터넷이다. 이제 여성들이 이 인터넷 익히기를 게을리하고 이 경쟁에서 `접속하지 못하는자'로 낙오된다면 이제 정말로 여성에게는 미래가 없다.
전업주부란 것도 선택이고 행복하다고 하는 이도 있다. 그러나 모든 직업이란 돈으로 보답이 있어야 하며 한 경제인으로서 사회에서 대우를 해줘야 한다. 전업주부에게는 어느 나라를 막론하고 그 어떤 실제적인 보상도 없다. 다만 미세스 아무개나 누구 엄마로서 존재하는 영역도 있었지만 이제 그 영역의 존엄성은 무서운 속도로 밀리고 있다. 전업주부야말로 21세기에는 사라지는 직업이며 가치절하되는 존재인 것은 그 누구도 부인할 수 없다. 변화하는 시대에 가장 위험한 직업군(?)은 바로 다름아닌 전업주부-대다수의 여성들이다. `여성은 약하지만 어머니는 강하다'는 말도 막을 내린다. 여성도 어머니도 강해야 살아남는 시대가 21세기이다.
[방송인 satuki＠chollian.ne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