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준호 대표작 갬블러로 멋진 춤-노래 선사
기사입력 2000년 03월 01일 14시 58분
"코러스에서 시작해 여기까지 오는데 18년 걸렸어요. 정말 꿈만 같습니다."
허준호에게도 기나긴 무명시절이 있었다. 쫄쫄 굶으면서 오기 하나로 버티던 시절 말이다.
스포츠조선이 주최하는 뮤지컬 빅쇼 `I LOVE MUSICAL'에 출연하는 감회가 남다른 것은 이 때문. 첫 역할을 따낸 게 데뷔 10년만이고, 이 무대에 서기까지는 거기서 8년이 더 지나야했다. 그런 까닭에 윤복희 송용태 남경읍 등 대선배들과 함께 어깨를 나란히 해 `빅쇼'에 선다는 것은 `뮤지컬배우' 허준호에게 크나큰 감격이 아닐 수 없다.
그는 이번 무대에서 카지노보스로 인상적인 연기를 펼쳤던 `갬블러' 넘버들을 열창한다. 남경주 이정화와 함께 출연했던 `갬블러'는 한판 승부에 목숨을 건 도박사들을 그린 작품. `그린라이트'와 `골든키', `아이 인더 스카이'의 몇 소절을 메들리로 엮어 다채로운 무대를 꾸밀 생각이다.
"짧은 시간이지만 작품을 본 듯한 느낌을 주고 싶어요. 아울러 인생은 도박이 아니라는 메시지를 전하고 싶습니다."
1일 방송을 시작한 MBC TV `나쁜 녀석들'로 TV활동을 재개해 스케줄이 빡빡하지만 빅쇼를 소홀히 할 수는 없는 일. 음악편곡이 거의 끝나 목청만 가다듬으면 된다.
"영화배우와 탤런트, 뮤지컬배우를 꼭 구분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장르를 딱 정해 활동하는 것은 `우물안 개구리'같은 발상이지요. 자유롭게 여러 마당을 오가며 재능을 발휘해야 배우도 크고 장르도 골고루 발전하지요."
올해 신시뮤지컬컴퍼니의 `사운드 오브 뮤직' 앙코르 공연에 이어 `시카고'에 출연예정인 허준호는 "모든 배우가 뜻을 모은 축제라 참여하는 것만으로도 행복하다"며 활짝 웃었다.
17일부터 21일까지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02)1588-7890
[김형중 기자 hki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