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민정, 10년만의 우승-MVP '두토끼 사냥'
기사입력 2000년 03월 01일 14시 32분
`생애 첫 슈퍼리그 우승과 MVP 그리고 캠퍼스의 낭만'.
현대 구민정(27．1m82)이 `개나리 빛' 봄날을 맞이할 수 있을까.
현대는 지난 29일 슈퍼리그 2000 여자부 결승 1차전에서 10연패를 넘보는 LG정유에 극적인 역전승을 거두며 첫승을 올렸다. 승리의 한 가운데 구민정이 있었음은 물론.
현대 `득점의 샘'인 그녀는 현재 공격종합 1위에다 오픈공격과 C퀵 랭킹까지 휩쓸고 있다. 지난해에 이어 공격종합 부문 2연패가 확실시 되는 구민정은 팀이 10년만에 패권을 차지할 경우 MVP도 떼어 논 당상.
잘나가는 그녀의 현재는 밑바닥 배구인생의 터널을 헤치고 나왔기에 가능한 것인지 모른다.
군산여상 졸업시 주목을 받지못한 것은 물론 91년 한일합섬에 입단해서도 한동안 무명선수로 벤치신세를 져야했다. 인정을 받는가 싶더니 97년 12월 한일합섬의 해체와 1년여의 방황, 현대에 입단했지만 제대로 적응이 안돼 한때 배구인생을 접을 생각까지 했었다.
정상적으로 대학생이 됐더라면 92학번. 하지만 구민정은 이제 00학번으로 캠퍼스의 봄을 맞이 할 준비를 하고 있다.
주경야독 끝에 정시모집에서 경희대 체육학부 스포츠지도전공에 당당히 합격했다. 구민정은 지난해 11월 99월드컵대회 기간 중 수능시험을 치르기 위해 대회 폐막 하루를 남기고 귀국했을 정도로 캠퍼스에 대한 꿈이 유난히 강했다.
왼쪽 발뒤꿈치 부상 때문에 허리에도 무리가 오고 있지만 그녀가 이를 악물고 뛰고 있는 건 팀 우승이 가져다 줄 `보너스'가 남다르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김정호 기자 azur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