핑클, 잠실 콘서트 '누나부대' 1만여명 환호
기사입력 2000년 03월 01일 04시 33분
"핑클 짱! 핑클 짱!"
핑클의 열기가 꽃샘추위를 녹였다.
핑클 콘서트가 열린 지난달 29일 오후 3시 서울 잠실 체조경기장은 일찌감치 1만1000명(유료입장관객)이 넘는 핑클 팬들로 가득찼다.
80% 이상 남학생들로 구성된 핑클 팬들은 질서정연하게 앉아 기다리다 핑클이 무대에 등장하자 `굵직한' 함성을 터뜨리며 네 요정들을 반겼다.
전날의 젝스키스 콘서트장에서 `오빠부대'들이 괴성을 질러대며 열기를 발산하던 장면과는 완전히 대조적인 분위기. 핑클 콘서트장에도 여학생 관객들이 소수 눈에 띄었으나 이들 `누나부대'의 분위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차분한 관전태도를 유지했다.
핑클은 이날 공연에서 `투 마이 프린스' `영원한 사랑' `화이트' `블루 레인' 등 히트곡들과 함께 옥주현 이효리 이진 성유리의 개인 무대를 다채롭게 꾸며 박수갈채를 받았다.
성유리는 브리트니 스피어스의 `베이비 원 모어 타임'을, 이효리는 크리스티나 아길레라의 `지니 오브 보틀'을 열창해 열광적인 반응을 얻었다. 특히 이효리는 `배꼽 패션'과 함께 섹시한 율동을 선보여 객석을 열광의 도가니로 몰아넣었다.
또 이진은 알비노니의 `아다지오'로 시작된 테크노 반주에 맞춰 이정현을 능가하는 인도풍의 테크노 댄스를 선보였고, 옥주현은 특유의 가창력으로 머라이어 캐리의 `히로', `드림 러버'를 열창하고 박진영의 `그녀는 예뻤다'에 맞춘 안무를 보여줘 아낌없는 박수를 받았다.
한편 이날 콘서트장에는 송진우(한화) 강병규(두산) 양준혁(해태) 김재현(LG) 등 항쟁중인 프로야구 선수협의회 회원 4명이 무대에 올라 축하 메시지를 전달했고 탤런트 이승연과 배두나가 자리해 눈길을 끌었다.
대표로 마이크를 잡은 강병규는 "선수단 지지 콘서트에 핑클이 참가해준데 대한 보답으로 이 자리에 섰다"며 "선수협 안에서도 핑클의 각 멤버별로 좋아하는 선수들이 나눠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고 말해 박수를 받았다.
이날 공연장 주변에는 일부 광적인 팬들에 의해 `핑클 납치단'이 구성됐다는 소문이 돌아 주최측은 경찰의 협조로 전경 3개중대를 배치하고 사설경호원 100명을 동원하는 등 긴장된 분위기였으나 콘서트는 아무 사고 없이 질서정연하게 치러졌다.
[김소라 기자 soda＠]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