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性)클리닉] 임필빈 '네가 원하는 것은 그것이 아니잖아'
기사입력 2000년 02월 29일 15시 17분
비뇨기과 레지던트 생활을 막 시작한 지난해 3월 어느날로 기억된다. 드디어 일을 저지르고 말았다. 외래에서 진료를 보고 있는데 30대 후반의 남자 환자 Y씨가 들어왔다. "저, 골반쪽이 뻐근하고, 오줌을 누고 나면 아파요. 통증이 있어요." "전립선염이 의심되는군요. 검사를 하겠습니다." 나는 그에게 간단히 전립선에 대해 설명을 하고 검사를 했다.
전립선염 검사는 여러번 봤지만 사실 처음 해보는 검사이다. 전립선 마사지를 시행했으나 요도에서 전립선 분비액을 받을 수 없었다. `아 당황! 다음에는 어떻게 하더라. 요도를 치약 짜듯이 짜보라고 그랬지.' 나는 장갑낀 손으로 그의 요도를 치약짜듯이 짜기 시작했다.
분비액이 나오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한데 갑자기 그의 남성이 위로 향하기 시작했다. 앗! 이럴 수가. 나는 당황한 기색을 감추며 "자아 옷 입으세요"하며 검사실을 뛰쳐 나왔다.
나는 선배에게 이럴 때는 어떻게 하는지 물었다. 선배가 말하길 "야, 임필빈. 네가 왜 짜. 그건 환자보고 시키는 거야. 네가 원하는 것은 전립선 분비액이지 정액이 아니잖아." 뜨악.
[부평 성모자애병원 레지던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