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가 이러쿵 저러쿵] 닮아서 좋은 사람과 싫은 사람
기사입력 2000년 02월 29일 14시 45분
누군가와 얼굴이 닮았다는 것은 좋은 일일 수도 있고, 나쁜 일일 수도 있다. 예전에 KBS의 모 프로그램의 스태프가 유명인을 닮아 그의 이름으로 불린다는 이야기를 한 적이 있다.
PD는 `피디 손범수', 남자 작가 한 명은 `방송작가 보쳉', 여자 작가 한 명은 `작가 하춘화'로 불린다.
또 KBS와 SBS에서 활동하고 있는 여자 작가 한 명은 목소리가 약간은 쉰듯한 그래서 조금은 매력적으로 들리는 박경림의 목소리와 꼭 닮아 `작가 박경림'으로 불린다.
잠깐 박경림에 관한 이야기를 하고 넘어가야할 것 같은데, 그녀의 목소리는 후천성이라고 한다. 믿거나 말거나 어렸을 때는 자신의 목소리를 듣고 지나가던 꾀꼬리도 숨을 죽였다나.
어쨌든 어렸을 때는 평범한 목소리였는데 초등학교 5학년 운동회 때 응원단장으로 활동을 하며 고래고래 소리를 질러 그렇게 되었다.
나중에서 병원에 가보았더니 `성대결절'이라는 것. 그때부터 지금의 목소리를 지니게 되었다. 목소리에 한이 맺힌 그녀. 자신과 비슷한 목소리를 지닌 전인권에게 푸념을 했다.
허스키 보이스로는 둘째가라면 서러워 할 전인권 왈, "너무 낙심할 필요 없다. 나는 내 목소리를 만드느라고 20년을 넘게 노력했는데 너는 특별한 노력없이 된 것 아니냐. 넌 행운아다"라고 했다나.
다시 본론으로 돌아가 연예인들의 얼굴을 살펴보면 서로 닮은 사람들이 무척 많다. 왜 그런지에 대해서는 잘 모르겠지만 추측을 해 보면, 팬들이 좋아하는 얼굴 스타일이 존재하기 때문인 것 같다.
어쨌든 연예인들에게 "누구를 많이 닮았다"고 하면, 비록 겉으로는 좋은 표정을 짓지 않지만 비교되는 그 `누구'의 유명 정도에 따라 내심 좋아하기도 한다.
물론 한 때 신창원과 비슷하게 생겼다는 오해를 받은 이휘재는 아니겠지만 말이다.
그런데 한 두달 전 이런 일이 있었다고 한다. 아역배우 출신으로 재기에 성공한 탤런트 L양과 그의 어머니가 방송 녹화 중에 눈물을 펑펑 흘렸다. 그 사연은 이렇다.
그녀는 당시 자신이 출연한 작품의 홍보 스케줄이 빠듯해 무척 힘든 상황이었다. 또 출연하는 방송마다 "아역배우 출신으로 그런 연기를 하기가 힘들지 않았느냐"는 질문을 매번 받는 것도 고역이었다.
그녀가 출연하기로 한 프로그램의 작가 한 명이 MC에게 "너 L양과 너무 닮았다. 똑같애"라고 하자, 이 말을 들은 MC가 "무슨 소리를 하냐"고 정색을 했다고 한다.
이 장면을 옆에서 지켜보던 L양의 어머니 역시 화가 난 채로 "내 딸이랑, 닮았다는 게 뭐가 그렇게 창피하냐?"며 울음을 터뜨렸고, 이 이야기를 들은 L양마저 눈물을 흘렸다고 한다.
글:이문성[영화기획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