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브-슬라이더 난조… 고개숙인 박석진
기사입력 2000년 02월 29일 13시 47분
"왜 이렇게 안되지…."
가고시마에서 전지훈련중인 롯데 박석진(28)이 요즘 울상이다. 직구 스피드는 벌써 최고 140㎞까지 나오지만 자신의 주무기인 칼날 슬라이더와 커브가 마음먹은 곳에 꽂히지 않아서다. 최근의 연습경기 성적표는 박석진의 상황을 잘 보여준다.
지난28일 아이라쵸구장서 벌어진 3차 홍백전서 백팀 선발로 나온 박석진은 3이닝 동안 5안타를 내주며 2실점한 뒤 마운드를 내려왔다. 2회초엔 내야수 이동욱에게 좌측 담장을 넘어가는 홈런을 내주기도 했다. 일본 롯데 마린즈 1군과의 경기를 제외하고, 나오는 경기마다 꼬박꼬박 실점을 하고 있다.
지난 주중에 박석진은 하루 빨리 잃어버린 투구 밸런스를 찾으려고 자청해서 5일 내내 약 100개의 공을 던졌다. 이런 맹훈련 탓에 오른쪽 장딴지엔 가벼운 근육통까지 찾아왔다.
그러나 박석진의 페이스 저조에 대해 롯데 코칭스태프는 걱정하는 기색을 안 보인다. 김명성 감독은 "아직 2월인데다 날씨가 쌀쌀해 컨디션을 끌어올리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며 "워낙 성실한 선수니 조급해하다 부상만 입지 않으면 잘 극복해낼 것"이라고 말했다.
박석진은 "훈련기간중 조금 욕심을 부린 게 사실이다. 이젠 자신감을 갖고 여유있게 훈련해서 차근차근 이뤄나가겠다"고 말했다.
지난해말 한 의류업체 사장으로부터 다른 유명인들을 제쳐두고 제품 CF모델로 쓰고싶다는 제의를 받을 정도로 스타의 반열에 오른 박석진. 올시즌에도 그의 활약여부가 롯데 성적의 관건이 될 듯 싶다.
[가고시마(일본)＝신남수 특파원 delta＠]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