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경주] 20년 경력 베테랑 '최고 무대 선사'
기사입력 2000년 02월 28일 14시 29분
남경주를 빼놓고 한국뮤지컬을 이야기할 수 없다.
90년대 뮤지컬 대중화를 주도한 최고의 흥행스타. 스포츠조선이 뮤지컬보기운동 10주년을 기념해 마련한 뮤지컬 빅쇼 `I LOVE MUSICAL'(김덕남 연출)에 그가 출연하는 것은 그래서 당연하다.
`This is the moment.' 지금이 바로 그 순간. 뮤지컬 `지킬박사와 하이드'에서 지킬이 하이드로 변신하는 약을 먹기 직전의 짜릿한 긴장과 흥분, 두려움이 뒤섞인 복잡미묘한 감정을 담은 노래를 그는 이번 빅쇼의 솔로곡으로 선택했다.
"드라마틱하고 표현이 풍부해 평소 좋아하는 작품입니다. 언젠가 큰 무대에 서면 꼭 부르고 싶었어요." 이번 공연에서는 코러스를 깔고 클래식한 요소를 더 가미, 웅장한 스케일로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의 `광활함'과 승부할 작정이다.
지난 20일 예술의전당에서 뮤지컬 `태풍'을 끝내자마자 곧바로 빅쇼 연습에 합류한 그는 형 남경읍과 함께 감미로운 피아노 연주곡도 들려준다. 90년대 중반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살롱 뮤지컬 `사랑은 비를 타고'의 `미드나잇 블루 인 레이니 데이'.
"개인적으로 잊을 수 없는 작품이고, 또 오랜만에 형님과 함께 서게 돼 감회가 새롭다"는 그는 "피아노는 오랜만"이라며 손가락 관절을 가볍게 풀어본다.
`웨스트사이드스토리' `고래사냥' `브로드웨이42번가' `갬블러' 등 자신의 대표작 대부분이 뮤지컬보기운동 레퍼토리라 인연 또한 각별한 남경주. "한곡으로 모든 걸 보여줘야하는 하이라이트쇼가 단일작품보다 더 힘들다"지만 20년 경력의 베테랑으로서, 또 인터넷 사이트에 `경주 오빠 화이팅' 등의 축하메시지가 폭주하는 인기스타로서 한층 성숙해진 무대매너와 특유의 미성(美聲)은 팬들을 실망시키지 않을듯 하다.
빅쇼에 이어 `라이프'(4월) `렌트'(7월) `남경읍과의 피아노콘서트'(10월) 등 일정이 줄줄이 잡혀있는 그는 "기본 색깔은 지키면서 끊임없이 연기의 폭을 넓혀가겠다"고 말한다. (02)1588-7890
[김형중 기자 hki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