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석] 감독문제 정공법으로 풀어라
기사입력 2000년 02월 28일 14시 10분
해외진출 보장을 요구하며 팀합류를 거부해왔던 안정환(24)이 28일 현대산업개발(약칭 현산)에 복귀했다. 간판스타의 돌출행동으로 노심초사하던 현산은 이제 한숨을 돌린 셈이다.
현산은 그동안 안정환 문제를 비롯한 몇가지 현안으로 심한 홍역을 앓아왔다. 회사홍보는 커녕 비난의 대상이 되고 있는 형국이다.
"`축구발전'을 위해 현금 170억원을 들여 축구단을 인수했는데, 개인욕심만 부리니…." 한 관계자의 한탄처럼 현산측은 일부 축구인의 행태에 심한 배신감을 느꼈을 것이다.
하지만 이같은 상황은 현산측이 자초한 감이 적지않다. 현산은 지난 10일 부산 대우를 인수하면서 기존 코칭스태프체제 유지, 선수단 계약사항 승계 등을 약속했다.
하지만 현산은 당시 약속을 `눈가리고 아웅'식으로 저버리려하고 있다.
창단발표 때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김태수감독(전 아주대감독)을 그대로 둔 채 김호곤 연세대감독을 총감독으로 선임한 게 단적인 예다. 두사람은 대학대회 우승을 위해 감정싸움마저 불사하던 라이벌이었다. 도저히 한팀에서 호흡을 맞추기 어려운 사이라는 것이다.
축구는 조직력이 생명이다. 일사불란한 팀워크가 바탕이 됐을 때 우승이 가능한 종목이다.
김호곤 총감독은 "최대한 끌어안겠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인화에 금이가는 소리가 선수단 곳곳에서 새어나오는 것은 어쩔수 없는 것 같다. 시즌이 불과 20여일 앞으로 다가왔다.
현산은 정공법을 택해야 한다. 김태수감독의 계약서류를 확인해 3년치 연봉 4억5천만원을 지불해 불화의 소지를 아예 없애는 게 상책인지도 모른다. `돈'이 아깝다면 또 다른 특단의 조치를 서둘러야 할 때다.
[김 용 (체육부 차장대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