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계측기 고장…빙상연맹 국제망신
기사입력 2000년 02월 27일 23시 37분
2000 세계스프린트 스피드스케이팅대회가 기록 시스템의 오작동으로 국제적 망신을 당했다. 재정 여건상 10억원 가량 소요되는 기록 시스템을 1억원을 들여 제작한 것이 화근이었다.
기록 시스템은 26일 대회가 시작된지 단 10분만에 탈이 났다. 총성 인식장치에 문제가 생겨 선수들이 출발한 후에도 시간 계측기가 작동하지 않은 것. 대한빙상연맹(회장 박성인)은 이를 복구하는데 무려 50분이나 걸려 이번 대회를 생중계하던 미국 ABC방송을 비롯한 8개 외국방송사로부터 거센 항의를 받았다.
첫날부터 곤욕을 톡톡히 치른 빙상연맹은 이날밤 제작 기술자를 불러 이튿날 새벽까지 시스템을 수리했지만 모두 헛수고였다. 27일 여자부 500@ 경기서 결승점에 설치된 계측기가 골인하는 선수를 감지하지 못해 또 다시 경기가 3분여 지연된 것.
계속되는 기록 시스템의 오작동 때문인지 이날 오후 3시쯤엔 ISU(국제빙상연맹) 오타비오 신꾸완테 회장이 직접 기자실에 들러 "이 정도 시행착오는 있을 수 있다"며 빙상연맹을 옹호했지만 참가자들의 마음을 어루만지기엔 역부족이었다.
[서태원 기자 waki＠]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