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 '동거' 주선 정보회사 인기
기사입력 2000년 02월 25일 14시 11분
`섹스 없는 결혼'을 주선하는 업체에 이어 최근 미혼-이혼 남녀의 동거를 전문으로 맺어주는 정보회사가 등장, 인기를 끌고 있다.
이 업체는 지난해 12월 중순부터 라이스코, 네티앙, 하늘사랑 등 인터넷 포털사이트 30여군데에 `N세대-새천년 사이버인들의 신결혼문화-동거세대'라는 타이틀을 걸고 동거 희망자를 모집, 두달여만에 1000여명의 남녀회원을 확보했다.
현재 이 업체를 통해 동거 중인 커플만 30여쌍인 것으로 알려졌다.
남녀 뿐 아니라 남자와 남자, 여자와 여자끼리의 동거도 주선하는 이 업체는 동거 이유로 자취방비가 비싸 나눠서 내고 싶다거나 동거를 먼저 해보고 결혼을 하려고, 결혼보다 동거를 원해서, 집과 직장, 학교가 멀어서 등 파격적인 내용을 담고 있다.
이 업체 대표인 김모씨(29)는 "현재 20대 회원이 가장 많고 40∼50대도 꽤 된다"며 자신도 이혼 경험이 있는 기혼자라고 소개했다.
회원은 미성년자가 아니면 가입이 가능하고 대학생, 직장인 등을 주 대상으로 삼고 있으며 `신상 비밀보장'을 강조, 휴대폰과 e메일을 통해서만 연락을 할 수 있다.
동거인 주선방법은 수@토요일 2번 배부하는 회원 프로필에서 마음에 드는 이상형을 고르면 되는 데 여자에게 1차 선택권이 주어지며 회원 등록비는 학생 2만원, 직장인 3만원이다.
이 업체가 분류한 이상형은 6가지로 현모양처형(돈 없는 여자가 돈이 있는 남자와 동거, 궂은 일을 다함), 봉사형(돈 없는 남자가 돈이 있는 여자와 동거하며 궂은 일을 도맡는 것), 공주형(돈 없는 남자와 동거, 공주처럼 살고 싶은 여자), 왕자형(돈 없는 여자와 동거, 왕자처럼 살고 싶음), 삐까삐까형(같은 수준끼리 동거함), 계약동거형(서로 상세한 계약을 하고 동거 시작) 등이다.
특히 이 업체는 공신력 차원에서 사업자 등록번호를 공개하고 중-고생과 유부남-유부녀 이용금지, 돈벌이, 원조교제, 퇴폐적인 성행위 등을 금하는 회원규약을 만들어 놓기도 했으며 3월 1일부터는 회원가입 때 주민등록등본을 첨부하도록 했다.
김씨는 "결혼 없는 동거에 대한 요구가 국내에서도 높아가고 있다"며 "앞으로 홈페이지 개설 등을 통해 3000명까지 회원을 늘리겠다"고 밝혔다.
이에대해 박종학신경정신과 박종학 원장은 "이혼 남녀일 경우 그 충격이 크기 때문에 재혼을 전제로 한 동거를 신중하게 고려하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라며 "아직까지 사회 통념상 일반 미혼남녀들의 동거가 쉽게 이해되기 어렵지 않겠냐"고 말했다.
[이기철 기자 leeke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