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 노처녀 연예인들 올봄 웨딩마치 울릴 수 있을까
기사입력 2000년 02월 24일 15시 06분
"나도 시집가고 싶어요."
노처녀 연예인들이 봄맞이는 매년 `싱숭생숭'이다. 친구들의 청첩장이 끊어진지 오래다. 대신 후배들의 `꽃사연'이 배달돼오곤 한다.
노처녀 연예인들은 올봄 웨딩마치를 울릴 수 있을까. 숨겨놓은 애인은 없을까. 어떤 남자를 원할까.
염정아(28). "21세기를 맞는 첫날부터 여자친구와 함께 보냈다"고 한탄이다.
출연중인 KBS1 TV의 연속극 `해뜨고 달뜨고'에서 동갑나기 류진과 웨딩마치를 울리고, 알콩달콩 사랑연기를 펼치고 있는 마당이라 오는 봄이 더욱 싱숭생숭.
그뿐인가. 밑으로 동생이 둘이나 밀려있어 서러운 `앞차' 신세.
작년부터 얼굴에 여드름이 돋자 주위에서 `시집가면 없어질 것'이라는 농담에 얼굴을 붉히기도 한다.
"하지만 올봄엔 반드시 반쪽을 찾아내 연말쯤 웨딩마치를 울릴 `계획'입니다."
엄정화(30)는 태평하다. 지난 22일의 에피소드.
그녀는 이날 KBS2 FM `엄정화의 가요광장'을 진행하면서 게스트 윤상과 만나고 있었다. 화제는 일본영화 `러브레터'의 나카야마 미호에 관한 것이었다.
윤상의 농담. "나카야마 미호가 70년생으로 알려졌는데 사실은 65년생 정도래요. 엄정화씨와는 거의 열살 차이죠?"
이 말을 들은 엄정화. 정말 신났다. 75년생으로 봐주겠다는데.
"결혼요？ 느낌이 좋은 남자. 연애도 좀 해보고 결정해야겠죠."
내심을 물어보니 `서른 넘어보일 때' 결혼하겠단다.
세딸중 맏이인 홍리나(32). 순서를 기다리다 못한 두 여동생이 먼저 결혼해버린 상태.
게다가 연예계의 절친한 친구인 김희애는 일찌감치 결혼해 얼마전 둘째 아들까지 낳았다. 우정을 나누는 채시라마저 다음달 27일 가수 김태욱과 결혼한다니 `봄이 무서워'다.
그러나 서두르지는 않을 생각. 인륜지대사니까.
도지원(34). 노처녀 중의 노처녀.
그런데 집안어른들이 별로 재촉하는 분위기는 아니다. 무슨 사연? 시집 안간 언니가 하나 있기 때문. 구박을 받아도 언니가 먼저 받는다.
그러나 몸은 20대. 매일 수영과 웨이트 트레이닝으로 몸관리를 하고 있다.
황수정(28). "친구들은 대부분 결혼해 애까지 낳았는데 나는 아직 이렇다할 남자친구도 없으니 고민"이라며 속상해 한다.
특히 요즘은 소개팅 한번 할 짬이 안난다. MBC TV 드라마 `허준'과 `사랑밖엔 난 몰라'에 출연하느라 남자 만날 기회가 원천봉쇄돼있다.
그래도 황수정은 오늘도 왕자님을 기다린다.
"올봄에는 나를 이해해주는 따뜻한 심성의 남자와 데이트를 할 수 있을까요? 연예인보다는 평범한 직장인이 좋겠는데."
그런 남자만 나타나면 당장이라고 노처녀 탈출을 감행하겠단다.
[이승호 기자 letitb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