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로비안 나이트] '니 사진 빼고 돌리도'
기사입력 2000년 02월 23일 13시 40분
많은 남자들이 그랬을 것이다.
에로-도 군대를 `운동하는 셈치고' 갔다 왔다.
덕분에 5월까지 눈이 녹지 않은 강원도, 그 유명한 펀치볼의 매운 칼바람을 죽지 않을 만큼 맞았다.
`군대'는 기운 넘치는 남자들에게 무엇일까? 국방부장관님은 나 에로-를 못 된 者라 하겠지만, 솔직히 `지루한 시간' 아닌가！
나머지 복무기간이 한달이 남았을 때도 군인들은 `이제 한달밖에…'라 하지 않고, `아직 한달씩이나 남았다！'말하거든.
나 에로-의 경우 군인시절에 `그 녀'를 잃었다. 마누라인 정선아한테 이실직고한 사실이지만,(단, 용서도 이해도 받지 못했다) 첫 휴가 나오니까 이미 그녀는 다른 남에게 가버렸었다.
그 뒤 에로-는 철학가가 됐고, 신병들의 인생상담역였다.
한 이등병 "에로- 병장님요, 그 가시나가 고무신을 빨리도 뒤집어 신은 기라예. 이 편지 좀 보이소. 군에 갖고 간 자기 사진 돌리달라 안 캅니까?"
에로-병장 "기 죽을 수 없지！ 우리 중대원의 여자친구들 사진 20장을 모아 주마. 그 年 사진도 끼워서 보내라！ 편지엔 `네가 누군지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 니 사진만 빼고 다시 돌려 보내다오！' 라 써라."
그런데, 이런 군대가 마냥 좋은 사람들이 있다.
해군사병을 제대로 마친 뒤 대학을 졸업하고 다시 해군 장교 시험을 봐서 또 군인이 된 장만영중위, 미국 시민권을 포기하고 나쁜 눈까지 수술을 해서 자원입대한 김병석상병이 그들이다.
병역비리 시비가 끊이지 않은 이 시대에, 두 아름다운 청년들에게 경의를 표하노라！
[유머코디네이터 jefa3189@chollian.ne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