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현] 몸무게 늘려 155km 광속구 도전
기사입력 2000년 02월 23일 13시 15분
`목표는 155㎞'.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의 `뜨는별' 김병현(21)이 `광속구'로 무장한다. 김병현은 `풀타임 메이저리거의 열쇠는 시속 150㎞대의 볼스피드'라는 대전제아래 이를 위한 `체중과의 싸움'에 나선 것.
투산 전지훈련 나흘째를 맞고 있는 가운데 김병현의 체중은 79∼80㎏. 지금까지는 대성공이다.
대부분의 선수들이 스프링캠프서 겨우내 피둥피둥해진 살집을 줄이려고 안간힘을 쓰는 것과 달리 몸무게를 늘리려는 까닭은 체중과 볼스피드가 비례하기 때문.
김병현은 지난해 꼭 이같은 경험을 했었다. 몸무게가 평소의 73㎏보다 많이 나갔던 시즌 초반 마이너리그에서 직구 최고속도가 시속 96마일(약 155㎞)까지 나왔지만 페넌트레이스 막판 73㎏으로 떨어진 뒤에는 91∼92마일(146∼148㎞)로 급격히 떨어졌다.
풀타임 메이저리거가 되기 위한 적정 스피드가 150㎞대라는 점을 감안하면 김병현의 살찌기 운동은 사활이 걸린 생존경쟁인 셈이다.
개막전 엔트리가 풀타임 메이저리그의 1차관문이지만 달라진 팀내 역학구조도 유리하게 돌아가고 있다. 지난해 중간계투로 활약했던 바비 슈너드가 방출됐기 때문에 트리플A 선발과 메이저리그 중간계투의 갈림길에 놓여있는 김병현으로선 볼스피드에서 믿음만 주면 개막전 엔트리 등록은 무난할 것으로 기대된다.
몸무게를 유지하기 위해 편식은 금물. 도움이 된다면 `몬도가네 식사'도 마다하지 않고 있다. 강도높은 훈련이 계속되는데도 몸무게를 유지하는 비결인 것이다.
김병현의 하루 훈련일정을 보면 살이 쭉쭉 빠지고도 남는다. 지난 22일(한국시간)에도 오전 10시 워밍업을 시작으로 수비포메이션, 베이스러닝, 타격, 번트훈련에 이어 피칭훈련, 그리고 웨이트트레이닝까지 1분1초의 휴식이 없는 강행군이었다. 피칭은 10여분간 40여개 정도.
피칭은 직구 위주. 미트에 꽂히는 감이 좋다. 풀타임 메이저리거를 향한 김병현의 살찌기 운동이 서서히 효과가 나타나는 것 같다.
[투산(미 애리조나주)＝권정식 특파원 jskwon＠]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