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수협] '제도개선위 구성 제안은 생색내기 카드'
기사입력 2000년 02월 23일 09시 16분
한국프로야구 선수협의회(이하 선수협)가 한국야구위원회(KBO)의 화해 제스처에 대해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선수협 총무인 롯데 마해영은 22일 "KBO의 `의결권 없는 제도개선위원회' 구성 제안은 여론을 유리하게 몰고가기 위한 생색내기용 카드에 불과하다"며 "`이사회 건의'가 가진 권한의 전부인 허울뿐인 조직을 만들자는데는 결코 동의할 수 없다"고 밝혔다.
또 "화해를 하자는 KBO가 `선수협 해체'를 요구하는 등 도저히 납득하기 힘든 발언만 되풀이하는데 대해 분노를 금할 수 없다"며 "대화에는 언제든 응하겠지만 무조건식의 항복만을 강요한다면 우리는 끝까지 맞서 싸울 것"이라고 말했다.
이로써 21일 KBO 박용오총재가 기자간담회를 통해 선수협 끌어안기 의사를 표시한 이후 타결기미를 보이던 선수협 파문은 또다시 제자리로 되돌아가게 됐다.
그러나 선수협은 KBO가 "각 구단의 입장을 취합한 뒤 2∼3일내 다시 만나서 결정하자"는 제안에 대해서는 수용할 뜻을 밝혀, 대화의 창구는 여전히 열어놓은 상태다.
선수협과 KBO의 입장차이의 핵심은 제도개선위원회의 성격. KBO가 이사회의 건의기구 정도로 위상을 규정한데 비해 선수협은 의결권을 갖춘 강력한 공식기구를 원하고 있기 때문이다.
KBO 이상국 사무총장은 이날(22일) 선수협 사무실에 전화를 걸어 "선수들이 요청한 제도개선위원회를 시즌 중에 발족시키겠으니 빨리 구단으로 복귀하라"는 박총재의 뜻을 전달했다.
[김우석 기자 kwooseok＠]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