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여비서'] 비서들의 세계 시청자 호기심 자극
기사입력 2000년 02월 22일 14시 08분
KBS 2TV 주간단막극 `여비서'(매주 일 오후 8시50분)는 연속극과 시추에이션 혼합형태의 대표적인 여성전문직 드라마.
시청자가 호기심을 가져볼 만한 여비서들의 은밀한 세계를 소재로 삼은 점과 은은하고 잔잔한 `황인뢰 스타일'의 연출방식이 그대로 느껴진다는 점에서 벌써부터 롱런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드라마는 `BK전자'를 주무대로 젊은 OL들의 얘기를 풀어가고 있다.
BK직원이라면 모르는 사람이 없는 회사명물 `유경언니' 심혜진(회장실 여비서 오유경)과 능력은 있지만 인간미가 떨어지는 김여진(감사실 여비서 이지재), 유능하고 똑하면서도 화려한 외모의 신세대 김민(전무실 여비서 민지희), 회장실 막내 여비서 김민주(이현수) 등 저마다 성격이 다른 네 유형의 여주인공을 중심으로 펼쳐진다.
극의 전개는 신참 이현수의 나레이션 방식.
20일 방영된 두번째 얘기 `진미옥편'은 금융사업본부 여비서로 들어왔다가 오유경의 텃세로 @겨가는 호텔출신 여비서 얘기가 흥미롭게 다뤄졌다.
오유경은 집요한 뒷조사를 통해 아슬아슬한 옷차림과 화려한 외모로 단번에 스포트라이트의 주인공이 된 진미옥이 금융사업본부장과의 밀약에 의해 입사한 사실을 밝혀내고, 회장과의 조우를 통한 무언의 압력을 가해 `반반한 외모만으로 여비서가 되는게 아님'을 깐깐하게 보여줬다.
무엇보다 심혜진의 노련미와 김민, 김민주, 신주리 등 신세대 연기자들의 풋풋함이 잘 조화됐다는 평이다. 김미옥 역을 연기한 권민중의 상큼하고 세련된 연기도 돋보였다.
반면 개성있는 인물캐릭터가 서로 맞붙는데 비해 극적 긴장감이 덜했던 점은 아쉬운 대목.
진미옥과 금융사업본부장이 서점에서 나누는 비밀대화나 심혜진이 이들의 관계를 밝히는 과정 등 전체적으로 너무 단조롭게 묘사됐다는 지적이다.
[강일홍 기자 eel＠]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