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 덩크슛 팬서비스 노리다 게임망치기 일쑤
기사입력 2000년 02월 22일 13시 12분
"덩크슛 한번 할 수 있다면 내 평생 단 한번만이라도 얼마나 짜릿한 그 기분을 느낄까."
몇해전 `덩크슛'이라는 가요가 인기를 끈 적이 있다. 이 노래의 가사처럼 덩크의 유혹은 강렬하다. 한번 그 달콤한 맛을 보면 좀처럼 빠져 나오기 힘들어 마약같다고도 한다.
SBS 김성철(24)은 20일 잠실 기아전서 평생 잊지 못할 경험을 했다. 팀이 4점차로 앞선 종료 2분10초전 노마크 찬스에서 그만 원핸드 덩크를 실패, 역전패의 빌미를 제공한 것.
평범한 레이업으로 점수를 보탰더라면 SBS는 쉽게 승리를 안을 수 있었기에 더욱 허탈했다. 이때까지 무득점에 그쳤던 김성철은 호쾌한 덩크 한방으로 부진을 씻고 승부에 쐐기를 박으려 했지만 꿈을 못이뤘다.
덩크는 가장 확실한 득점 수단이지만 김성철의 경우처럼 위험부담도 숨어있다.
올시즌 LG 외국인센터 마일로 브룩스는 7차례나 실패해 코칭스태프의 애간장을 녹였다. 그의 덩크 성공률은 84.44%(38 성공, 45 시도)에 머물고 있다. 성질이 워낙 불같아 앞뒤 가리지 않고 시도 때도 없이 림에 매달리는 탓.
2년 연속 올스타전 덩크왕에 등극한 워렌 로즈그린(신세기)도 성공률(61 성공, 66 시도)이 90%를 조금 넘는 수준이다.
프로 첫 시즌 덩크 100개 돌파를 바라보고 있는 홀은 양과 질을 겸비했다는 평가다. 97차례 시도해 93개를 성공시킨 것. 성공률이 95.88%에 이른다.
20명 외국인선수 가운데 기아 와센버그는 유일하게 덩크가 1개도 없다. 대학시절 김성철처럼 덩크를 잘못해 게임을 망쳐 감독에게 호되게 꾸중들은 뒤 웬만하면 하지 않는다고.
`농구팬을 즐겁게 하지만 팀은 울릴 수 있다'는 말처럼 덩크는 필요악인 셈이다.
[김종석 기자 jski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