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내장외] 날씬해진 이상훈 유니폼이 날개
기사입력 2000년 02월 22일 12시 45분
옷은 날개다. 똑같은 디자인의 유니폼은 그렇지 않다고? 천만의 말씀. "유니폼 역시 날개"라는 것이 한국 일본을 거쳐 미국에 까지 날아간 보스턴 이상훈(29)의 증언이다.
이상훈에게는 요즘 "날씬해졌다"는 칭찬이 쏟아진다. LG시절 슬쩍 뱃살이 잡혀보이던 실루엣이 오간데 없이 사라졌다. 레드삭스 유니폼을 입은 이상훈은 도드라지게 날렵해보인다. 상하반신이 고르게 탄탄해져 보는 이들마다 "운동 많이 했다"고 칭찬이다.
본인은 못내 민망한 얼굴. "글쎄, 제 몸무게는 94년부터 늘 85㎏이라니까요." 스스로 분석한 `살집증발'의 이유는 "유니폼 덕분"이다. 줄무늬 LG 유니폼이나 단색의 주니치 유니폼에 비해 시선을 확실하게 갈라주는 보색의 레드삭스 유니폼이 "체형을 멋지게 커버해준다"는 자랑.
메이저리거들은 맵시에 대한 신경도 남다르다. 알게 모르게 사이즈가 준다는 이유로 유니폼 상의는 건조기에 넣지 않는다. "한국과 일본에서는 상하의 구분없이 유니폼을 모두 드라이하잖아요. 시즌 중반을 넘어가면 몸에 많이 붙는 쫄티가 돼 더 통통해보였어요."
허리둘레 한주먹씩 통이 큰 메이저리거 속에 섞인 것도 아시아 무대서보다 그를 `날씬이'로 보이게 한다. 그러나 겸손하게 숨겨놓은 진짜 이유는 "내가 진실로 원했던 일이니 갖은 고생을 하더라도 꼭 성공하겠다"는 각오. 혀 빼물고 운동한 덕분에 예년보다 한발짝 빨리 시즌중의 몸무게를 맞춰놓았다는 사실이다.
[포트마이어스(미 플로리다주)＝이승민 특파원 cjminni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