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불꽃'] 김수현 드라마 숨겨진 재미
기사입력 2000년 02월 20일 15시 32분
김수현 드라마는 작가의 일기장?
`김수현 드라마'를 보는 재미중의 하나는 김수현씨의 `속마음'이 등장인물중 하나의 대사를 통해 표현된다는 것.
현재 방영중인 SBS TV `불꽃'도 예외는 아니다. 특히 `불꽃'은 주인공인 지현(이영애)의 직업이 방송 드라마 작가로 되어 있어 속내를 드러내는 빈도가 잦다.
3부에서 "아가씨가 쓰는 드라마에 김희선은 안 나와요? 난 김희선이 좋던데"라는 시누이의 말에 지현(이영애)이 "자기 잘난 줄만 아는 그런 애는 안 쓴다"고 대답한 것이 대표적인 예.
김희선은 김수현씨의 드라마 `목욕탕집 사람들'로 스타덤에 올랐지만 그 뒤로 김씨의 드라마에 출연한 적이 없는데 이 말을 들으면 그 사연이 대강 짐작이 간다.
또 17일 방송된 6부에서는 작가들과 PD가 드라마 내용을 놓고 이야기를 나누는 과정에서 "다 좋은데 인물 캐릭터를 바꾸는게 어떠냐"는 PD의 질문에 이영애의 공동 집필자인 현경(장서희)이 "왜요? 팥쥐랑 뺑덕어미가 안 나와서요?"라며 발끈하는 장면이 나왔다.
"비현실적으로 나쁜 짓만 하는 인물이 그렇게 좋으냐"는 말에 PD는 "그래도 그런게 먹히지 않느냐"고 받아 쳤다. 무엇을 겨냥한 것인지 쉽게 알수 있는 얘기.
같은 시간에 방송되는 MBC TV `진실'은 17일 `팥쥐' 신희(박선영)의 열연으로 50.6%의 시청률을 기록했다. 이날 `불꽃'의 시청률은 9.5%. 김씨의 자존심을 엿볼수 있는 대목이다.
[송원섭 기자 fivecar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