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기] 별동대 긴급투입…'창원악몽' 이젠 끝
기사입력 2000년 02월 20일 14시 32분
LG의 홈구장인 창원체육관은 원정팀의 무덤이다.
평균 4천여명에 이르는 관중의 응원이 유별나다. 마치 `훌리건' 같은 팬들의 열띤 함성과 경기장 효과음향이 뒤섞이면 비행장 만큼이나 시끄럽다. 경기 도중 꽃가루가 날리고 때로는 오물까지 코트에 쏟아져 게임을 방해하기도 한다.
몸을 제대로 풀 수도 없다. 식전 행사가 많은데다 시도때도 없이 체육관 조명을 꺼버려 워밍업이 부족하기 일쑤다. 그래서 다른 구단들은 창원행을 가장 꺼린다.
특히 신세기는 창원만 가면 이상하리 만치 힘을 못썼다. LG와의 원정게임서 5전전패를 당한 것. 체육관 분위기에 휩쓸려 슛도 잘 안들어갔다. 또 LG와 맞붙을 때는 부상선수가 쏟아져 100% 전력을 발휘할 수 없었던 탓.
그런 신세기가 19일 창원에서 LG와 5차전을 치렀다. 신세기 유재학 감독은 경기 3일전 부터 비장의 카드까지 준비했다. 2진급 선수로 평소와 전혀 다른 `베스트5'를 짰다. 신세기 `별동대'의 활약은 대단했다. 시즌 첫 출전한 허기영이 기대밖으로 게임을 원활하게 리딩했고 최 호의 외곽슛도 던지는 족족 바스켓에 꽂혔다. 예상밖의 라인업에 LG는 방심이라도 했는지 허둥대며 공－수 조직력이 흔들렸다. 신세기는 1쿼터를 31－17로 크게 앞섰고 여세를 몰아 결국 3점차로 이겼다. `창원 징크스'를 깬 신세기 코칭스태프와 선수들은 마치 우승이라도 한 듯 기뻐했다.
프로 네시즌만에 처음으로 전구장 승리를 거둔 유감독은 "창원에 올때마다 부담이 많았는데 짐을 털어버린 것 같다"며 활짝 웃었다.
[김종석 기자 jski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