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호] 맏형같은 허샤이저 '20승 전격지원'
기사입력 2000년 02월 20일 12시 05분
"(박)찬호의 마지막 조련은 내가 맡는다."
LA 다저스가 다시 영입한 노장 투수 오랄 허샤이저(42)가 박찬호(27)의 20승을 향한 지원사격에 나섰다.
지난 94년까지 다저스에 몸담은뒤 95년 클리블랜드로 이적, 샌프란시스코와 뉴욕 메츠를 거쳐 올시즌 다시 다저스 둥지로 돌아온 허샤이져는 20일(이하 한국시간) 박찬호의 투구를 관심있게 지켜본뒤 결점을 짚어내는 등 투수코치로서의 몫까지 자청했다. 특히 본격적인 메이저리그 스프링캠프가 시작된 지난 19일 이후 이틀 연속 박찬호하고만 캐치볼을 해 `옛 친구'로서의 애정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허샤이저는 20일 불펜 투구를 하는 박찬호를 지켜보고는 "오른발의 축이 흔들린다"고 지적했다. 허샤이저는 "투수에게는 밸런스가 매우 중요하다"고 전제한뒤 "밸런스가 제대로 이뤄지면 공이 어디로 들어가는지를 알 수 있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 홈플레이트가 흔들리는 작용을 해 결국 제구력이 엉망이 된다"고 말했다.
메이저리그 17년차의 노장인 허샤이저의 팀내 비중은 `코치급'이다. "허샤이저의 연봉(200만달러) 절반은 젊은 선수를 조련하는 몫"이라는 이야기가 나올 정도로 투수코치와 모든 문제를 상의한다. 지난 88년 다저스가 월드시리즈 패권을 차지할 당시 주역이었던 허샤이저는 통산 203승 145패를 기록중이다.
박찬호와의 사이도 각별하다. 지난 94년 처음 메이저리그에 들어갔을 당시 대선배 허샤이저의 많은 도움을 받았고, 허샤이저가 이적한 후에도 원정경기 도중 따로 만나 식사를 함께 할 정도로 사이가 돈독했다.
허샤이저는 "(박)찬호는 승부욕도 강하고 동료들과의 사이도 좋아 인간적으로도 최고투수가 될 자질을 충분히 갖췄다"고 극찬했다. 맏형처럼 충고를 아끼지 않는 허샤이저의 존재는 시즌 시작후 더욱 그 가치를 발휘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베로비치(미 플로리다주)＝민훈기 특파원 hkmin＠earthlink.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