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전평] 후반 수비허점 '벤치의 직무유기'
기사입력 2000년 02월 18일 23시 08분
후반에 허용한 2골 모두 도저히 납득할 수가 없다. 첫번째 동점골은 누가 뭐래도 벤치의 직무유기다. 후반 15분이 넘도록 코스타리카의 스트라이커 완쵸페는 우리 진영을 제집 안방처럼 헤집고 다녔다. 비록 무산되긴 했지만 두번이나 GK와 단독으로 맞서는 찬스를 맞기도 했다. 이렇게 오랫동안 상대 스트라이커가 자유롭게 수비진을 유린했으면 당연히 1대1 대인방어를 했어야 하는데 수수방관하다가 결국 완쵸페에게 헤딩골을 먹고 말았다.
이때 오프사이드트랩을 쓰다가 완벽한 헤딩찬스를 내준 것 역시 큰 잘못이다. 센터링을 하는 웰라세를 위험 부담이 많은 오프사이드트랩보다는 2중, 3중의 밀착마크로 저지해야 했다. 후반 39분 메드포트에게 허용한 두번째 동점골은 더 기가 막혔다.
당시 상대 공격수는 3명, 우리 수비는 2명이었다. 2－1로 앞선데다 경기 종료가 5분여밖에 남지 않았다면 수비 숫자를 대폭 늘려 문을 잠그는게 상식이다. 그런데 총공세에 나선 상대 공격진보다 오히려 수비 숫자가 적었으니 골을 내주지 않는게 이상한 일 아니었을까. 수비에서 결정적인 문제점을 노출한 것과 달리 황선홍@이동국@유상철의 스리톱 간에는 서로 호흡이 잘맞았고 뒤를 받친 플레이메이커 노정윤의 매끄러운 경기조율은 그나마 위안거리다.
[건국대 감독]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