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30세이하 '기흉' 환자 10년새 158% 증가
기사입력 2000년 02월 18일 14시 44분
젊은층 사이에 허파에 공기가 차는 기흉(氣胸) 환자가 증가하고 있다.
강북삼성병원과 마산삼성병원 흉부외과는 지난 89년과 지난해 기흉으로 수술을 받은 환자를 비교한 결과 156명에서 311명으로 2배 가량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중 30세 이상 연령층에서는 87명에서 133명으로 53% 증가했으나, 30세 이하 젊은층에서는 69명에서 178명으로 무려 158%가 늘어나 젊은층의 발병빈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흉부외과 분야의 충수염(맹장염)으로 불릴 정도로 발생빈도가 높은 기흉은 폐에 구멍이 뚫려 폐와 흉벽 사이인 흉막강(늑막)에 공기가 차는 질환.
키가 크고 담배를 피우는 마른 남자에게서 자주 발생하는데 드물게는 가족력도 관련이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연구팀은 특히 젊은층 사이에 기흉환자가 크게 증가한 것은 평균 신장이 늘어나는 등 체형변화와 밀접한 관계가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유병하 성균관의대 마산삼성병원 흉부외과 교수는 "키가 크고 마른 사람은 신장에 비례해 폐의 길이가 길고 폐 윗부분의 공기압이 높아 기흉이 발생하기 쉽다"며 "담배를 피우는 젊은층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난다"고 말했다.
기흉의 일반적인 증세는 운동 또는 힘든 육체 노동을 하다가 갑자기 숨이 심하게 차며 숨쉬기 힘들 정도의 호흡곤란이나 흉통을 느끼는 것.
기흉은 활동량이 많아지면 공기가 많이 새어 증세를 약화시키기 쉬우므로 무엇보다 안정을 취하면서 금연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현재 기흉 치료는 재발방지를 고려, 수술적 방법이 가장 선호되고 있는데 흉터를 최소화해 미용상 유리한 흉강내시경 수술이 널리 이용된다.
오태윤 성균관의대 강북삼성병원 흉부외과 교수는 "기흉을 방치할 경우 흉강에 공기가 너무 많이 차 심장과 폐를 심하게 압박해 생명에 지장을 줄 수 있으므로 초기에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강병원 기자 hospital@]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