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권의야구야그] 아마 심판 비리
기사입력 2000년 02월 18일 13시 08분
아마야구 심판들이 고교와 대학감독들로부터 관행적으로 금품을 받아왔다는 검찰 수사결과는 충격적이다. 고교야구특기생 대학입시비리를 수사중인 서울지검 동부지청 형사6부(부장검사 채정석)는 지난 16일 고교와 대학감독들로부터 금품을 건네받은 대한야구협회 심판이사 등 심판간부 3명을 배임수재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검찰에 따르면 심판배정 업무를 맡고있는 심판이사는 각종 대회를 앞두고 고교감독으로부터 "유리한 판정을 내릴 심판을 배정해 달라"는 부탁과 함께 100만원을 받는 등 지금까지 5차례에 걸쳐 모두 380만원 상당의 금품을 받았다는 것이다. 또 야구협회 소속 심판총무와 서울시야구협회 심판부장은 "유리한 판정을 해 달라"는 청탁을 받고 수차례에 걸쳐 600만원과 400만원 상당의 돈과 향응을 제공받은 혐의다.
특히 이들은 목욕비와 출장비 등 각종 명목으로 금품을 챙겨왔고, 한 대회가 끝날때마다 우승팀으로부터 관행적으로 100만∼200만원씩을 건네받는 수법으로 연간 1500만원 정도의 돈을 받아 심판들끼리 나눠 사용했다는 혐의에 대해서는 아연실색하지 않을 수 없다.
그동안 아마야구에서는 심판판정을 둘러싸고 시비가 그치지 않았다. 지난해 6월 청룡기고교대회에서는 심판 판정에 불만을 품은 학부모들이 경기가 끝난후 심판실로 몰려가 기물을 부수기도 했다.
사실 아마야구에서 심판의 금품수수는 공공연한 비밀로 알려져 있다. 누가 더 많은 돈을 심판에게 주느냐에 따라 승부가 판가름난다고 믿는 고교감독도 있을 정도다.
일선 감독들은 심판의 판정이 편파적이더라도 참고 지내지 않을 수 없다고 하소연한다. 한 전직 고교감독은 잘못된 판정에 항의하면 심판들은 "너 오늘만 경기하고 내일은 감독 그만둘거냐"고 엄포를 놓기도 한다는 것이다. 또 심판이 아프다는 핑게로 병원에 입원이라도 하면 돈봉투를 든 감독들의 발길이 줄을 잇는다는 것이다.
아마심판들에 대한 대우가 열악한 것은 사실이지만 어떤 이유에서건 판정을 미끼로 돈을 받는다는 것은 절대로 용납될 수 없다. 또 승리를 돈으로 사겠다는 감독 또한 스포츠계에서 영원히 추방돼야 한다.
이번 아마심판들의 수뢰사건을 계기로 대한야구협회(회장 정몽윤)는 이같은 비리가 다시는 재발하지 않도록 철저한 대책을 세워야 하고, 검찰로서도 돈의 액수에 구애됨이 없이 사회정의 차원에서 일벌백계로 다스려야 할 것이다.
[부국장 joygun＠]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