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칼럼] 전여옥 '인터넷 원조교제 뿌리뽑자'
기사입력 2000년 02월 16일 14시 31분
미성년자의 매매춘을 뿌리뽑겠다는 김강자 서장의 의지에 우리 모두가 뜨거운 박수를 보냈다. 그런데 이른바 `오프라인'에서 미성년자 매매춘이 된서리를 맞자 무서운 속도로 `온 라인'으로 이동하고 있다.
최근 대화방에 들어가면 아주 묘한 느낌이 드는 유혹(?)의 말이 난무한다.
`잠깐 즐기며 용돈도'라는 식은 초보적이고 `평생 잊지못할 최고의 경험과 실속도'라는 식의 이른바 청소년 매매춘을 부추기는 끄나풀이 도처에 널려있다.
여성경제학자 키언크로스는 인터넷의 보급은 인간을 행복하게 해준 것은 사실이지만 반대로 인터넷을 통한 미성년자 매매춘 등이 사회적 문제로 등장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 말 그대로 지금 우리나라 온라인에서 매매춘이 심각한 문제에 이르렀다.
더구나 우리나라의 이른바 원조교제는 다른나라와 다르다. 서양의 경우 늙고 추한 남자들이 미성년자인 어린소녀를 성적 대상물로 삼고, 원조교제의 원조격인 일본은 10대 소녀와 자신감을 상실한 40대 남자의 묘한 조합이라는 특징을 지니고 있다.
그렇지만 우리나라의 경우 미성년자 소녀를 찾는 남자들이 이른바 20대와 30대의 남자들이라는 것이다. 다른 나라와 달리 우리나라 남자들은 그저 단순히 미성년자인 소녀들이 `손쉽고 값싸다'는 이유를 들어 찾는다는 점이다.
물론 비교할 것은 못되지만 단지 가격의 문제라는 점은 그 만큼 우리나라 남성들의 매매춘이 완벽한 `모럴 해저드(도덕적 해이)'라는 측면에서 더욱 심각하다고 볼 수 있다.
즉 그 어느 나라보다도 성은 사고 파는 물건이라는 사고가 단단한 뿌리를 내리고 있다는 점이다.
즉 컴퓨터와 가장 친숙한 20∼30대 세대가 온라인을 통해서 인터넷 원조교제를 하고 있는 것이다. 그것도 미끼를 던지고 걸려들면 순식간에 자취를 감추는 격이다.
문제는 오프라인에는 김강자가 있지만 온라인에는 아무도 없다는 점이다.
매매춘은 범죄다. 성인여성의 매매춘과 달리 미성년자에 대한 매매춘은 절대로 용서할 수도 용서받을 수도 없는 문제다. 이제 온라인의 매매춘 폐해가 우리 안방에까지 바로 내 딸아이에게까지 손을 뻗기 전에 대대적인 사회적 캠페인을 벌여야 될 때다.
서양처럼 미성년자 소녀를 가장해서 채팅방에 접속해 원조교제 남자를 잡는 함정수사는 물론이고 상대의 사회적 신원공개(직장과 가정공개)등 모든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우리가 달려들어야 할 문제이다.
만일 그대로 둔다면 우리 삶자체가 매매춘의 고리에 얽혀버릴 것이다. 왜냐면 컴퓨터는 바로 우리 곁에 있기 때문이다.
[방송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