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중국 심양체육대 진학예정 선수들 오기의 합훈
기사입력 2000년 02월 16일 13시 59분
"우리나라에서 못이룬 꿈을 중국 대륙에서 펼쳐보겠습니다."
엉성한 동작에 유니폼도 제각각. 언뜻 `외인구단'을 연상케하는 어린 선수들이 부천시립운동장 근처 간이야구장에서 추위와 싸우며 뜀박질하고 있다.
이들은 중국 심양체육대학 입학예정인 고교졸업반 야구선수 14명. 지난 9일부터 일주일째 합동훈련중이다.
부천고 충암고 마산고 군산상고 등 전국 10개교에서 모인 이들은 국내 대학진학이 좌절되자 "야구를 그만둘 수 없다"는 생각에 중국을 무대로 선택했다.
이들의 중국행을 성사시킨 것은 심양체육대학 야구부의 박영진감독(51).
천안북일고와 세광고 감독을 지낸 후 지난 97년 중국으로 건너간 박감독은 1년전 심양체육대학의 야구부를 맡았다.
박감독은 국내에서 운동하기 힘들어진 선수들에게는 새로운 진로를 열어주고, 이참에 중국 야구의 수준을 한단계 높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맞아떨어져 이들의 중국행을 주선했다.
다음달 5일쯤 중국으로 떠날 예정인 14명의 선수들은 오전엔 야구장에서 기본기훈련을 하고, 오후엔 헬스장에서 체력을 다지고 있다.
하지만 웨이트트레이닝도 몸에 익지 않은 탓에 온몸에 알이 배기고, 몸살이 나 몸져 눕는 선수들이 줄을 잇고 있다.
지방출신 선수들은 근처 여관에서 새우잠을 자야 하는 등 어려운 여건이지만 야구에 대한 의지는 뜨겁게 불탄다.
부천고 안진용은 "중국에서의 낯선 생활이 두렵긴 하지만 이를 악물고 야구를 할 생각"이라는 각오를 밝혔다.
[한준규 기자 manb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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