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훈] 선발 후보 명단 올라…보직 변경 가능성
기사입력 2000년 02월 16일 11시 51분
`이상훈이 선발로?'
`야생마' 이상훈(29．보스턴)이 팀내 선발 후보 명단에 올랐다.
보스턴 지역의 유력 일간지 `보스턴 헤럴드'는 15일자 토니 매새로티 기자의 포트마이어스발 기사를 통해 "불펜에서 뛸 이상훈과 브라이스 플로리는 선발투수로서의 시험도 아울러 받게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현지 언론이 이상훈의 선발 전환 가능성에 대해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기사는 조 케리건 메이저리그 투수코치와 올시즌 투수 운용 전망에 대한 인터뷰 후에 나온 것이어서 신빙성을 더한다. 더구나 이 인터뷰는 15일 케리건 코치가 포수석에 앉아 이상훈의 투구를 직접 받아보고 난뒤에 이뤄진 것이어서 케리건 코치의 `의중'이 담긴 것으로 풀이된다. 케리건 코치는 이상훈의 피칭이 끝난뒤 "컨트롤이 뛰어나다"며 찬사를 보낸뒤 "보직(불펜)은 마음에 드는가" 등을 꼬치꼬치 캐물었다.
이상훈의 보직 변경 가능성은 팀의 선발진이 고정적이지 않은데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케리건 코치는 "올 투수진은 내가 부임한 98년 이래 최강의 진용"이라고 평가했지만 이는 투수인력이 풍부하다는 의미일뿐, 고정선발진의 무게는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형편이다. 시즌 제1∼5선발로는 마르티네스 형제(페드로, 라몬)와 제프 파세로, 팀 웨이크필드, 브라이언 로즈가 내정돼 있는 상태. 조진호와 후앙 페냐, 오카 도모카즈 등이 빈자리가 생기기만을 호시탐탐 노리고 있다.
이상훈이 선발후보로 나서게 됨에 따라 자칫 조진호 김선우 등과 함께 한국인끼리 선발 경쟁을 펼쳐야 하는 얄궂은 상황이 펼쳐질수도 있게 됐다. 이상훈은 지난 95년 LG시절 선발 20승을 거둔 이후 96년부터 구원으로 변신, 97년 47세이브포인트를 기록하는등 특급 릴리프로 이름을 떨쳤다.
이상훈이 올 스프링캠프를 통해 선발로서도 합격 판정을 받을수 있을지 흥미롭다.
[김우석 기자 kwooseok＠]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