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서희] 중성캐릭터 이미지 위해 긴머리 '싹둑'
기사입력 2000년 02월 15일 14시 04분
삭발 작심? 아니 `쇼커트 작심'이다.
KBS 1TV `태조 왕건'의 궁예 김영철이 작품 따라 민머리를 했다지만, SBS TV `불꽃'의 장서희는 시키지도 않았는데 쇼커트를 했다.
작품의 명성만큼이나 인물분석에 누구보다 꼼꼼한 김수현 작가가 "`지현'(이영애)'을 다잡을 중성캐릭터를 연기하라"는 엄명을 내렸기 때문.
한마디하면 열마디를 알아듣는 `방송사밥 10년'의 장서희는 더이상 언급이 없었는데도 큰맘 먹고 머리를 싹둑 잘랐다.
"글쎄요, 깍쟁이는 많이 해봤지만 중성캐릭터는 처음이거든요. 일단 작심이 눈으로 보여져야 될 것 같아서요.".
나현경 역. 영화 `데미지'의 줄리엣 비노쉬처럼 한눈에 남자한테 빠져버린 친구 이영애(지현 역)를 옆에서 지켜보는 `목격자'다. 초보작가로 이영애와 같은 작가실을 쓰는 둘도 없는 친구.
17일 방송되는 6부. 이영애가 약혼자(차인표)를 두고 다른 남자(이경영)와 잔 것까지 장서희에게 고백하고 장서희는 이를 가슴 아파하고 누구의 말도 귀에 안 들어오는 이영애를 충고해야 한다.
그러니 톡톡 쏘는 여성이 아니라, 포용력있는 `중성'이 필요하다.
작년 MBC TV `사랑을 위하여'에서 시어머니 역을 맡은 `김해숙 선배님'이 장서희는 요즘 고맙다.
"다음날 새벽 `허준' 녹화가 있는데도, 동부이촌동집까지 데려가 밤늦도록 절 가르쳐주세요."
`잘 해야될텐데∼'. 초조하지만, 마침 상대역 이영애가 친할 수 있는 71년생 동갑인게 맘이 놓인다.
[강일홍 기자 eel＠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