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사랑방] 현대 '정성은 고맙지만…'
기사입력 2000년 02월 14일 13시 37분
◇현대가 `청주 반도체공장 징크스'를 겪고 있습니다.
LG반도체에서 현대반도체로 통폐합된 청주공장 직원들이 단체응원을 가면 꼭 지기 때문이죠. 현대는 올시즌 대전 개막전과 지난 12일 청주 SK전 등 `반도체 응원'이 있었던 두 경기에서 모두 졌습니다.
현대구단 직원들은 "정성은 고맙지만, 응원을 오면 꼭 지니 좀 난감하다"고 말하더군요.
◇삼보는 지난 10일 LG전에서 이겨 10연승을 기록하고도 LG선수들의 `비신사적 행동'에 분을 삭이지 못해 씩씩거렸습니다.
LG선수들이 경기장을 떠나면서 라커룸에 있던 가스난로를 발로 걷어차 부숴놓은 것이죠.
가스통이 설치된 난로여서 자칫 `대형참사'가 일어날 수도 있었기에 삼보선수들의 분노는 더욱 컸습니다.
◇삼성의 토종 센터 이창수가 덩크슛을 도둑맞았습니다.
이창수는 9일 수원 기아전 1쿼터서 원핸드 덩크슛을 성공시켰지만 한국농구연맹(KBL) 공식기록에서 빠진 것입니다.
그동안 지병이던 간염을 떨쳐버리고 올시즌들어 제2의 전성기를 누리고 있는 이창수의 이날 프로 1호 덩크슛을 터뜨렸지만 기록원이 보기에는 `미제 덩크슛'과 달랐던 모양입니다.
삼성구단은 이튿날 KBL에 공문까지 보내가며 덩크슛을 `복권'시키려 안간힘을 쓰고 있다는군요.
이재덕 KBL 심판위원장도 "확실한 덩크슛은 아니지만 한국사람이 한 것 치고는 쓸만하다"고 안타까와했지만 이날 경기를 본 전문가들은 "이창수가 주저하는 바람에 점프도 덜 됐고, 어딘지 어색했다"고 증언했습니다.
◇12일 부산 기아전서 계시요원이 종료버저를 0.3초 일찍 눌렀다며 항의했던 동양은 경기 녹화테이프 분석 결과 실제로 벨이 빨랐다는 게 밝혀졌지만 더이상 문제 제기를 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한국농구연맹(KBL)에 제소를 해봐야 게임 결과는 뒤바뀌지 않으며 0.3초를 더 얻었다 하더라도 역전에는 무리가 따랐을 것이라는 판단에서였답니다.
◇현대 홀과 신세기 윌리엄스이 헤어밴드와 손목 보호대, 무릎까지 올라가는 긴 양말로 독특한 패션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둘은 "원조는 바로 나"라며 우기고 있지만 올시즌을 끝으로 퇴출될 운명이어서 원조논쟁은 더이상 의미가 없게 됐습니다.
◇SK와 신세기의 `대표선수'들이 요즘 인터넷 게임방에서 전략 시뮬레이션 게임인 `스타크래프트'에 접속해 한판 대결을 벌이고 있답니다.
SK는 박도경 홍창의 송태균, 신세기는 올시즌 SK에서 트레이드된 전수훈과 전일우가 바로 주인공입니다.
농구에서 올시즌 상대전적은 SK가 4전전승으로 앞서지만 스타크 전적은 어떤지 궁금하네요.
SK 신인왕 후보 황성인은 시즌초만 해도 서울 구의동 숙소 근처 게임방의 단골이었지만 잔부상이 많아지며 체력(?)이 떨어졌는지 발길을 뚝 끊었답니다.
◇SK 주장 서장훈(26)이 군기 반장을 자처하고 나섰습니다.
서장훈은 원주 삼보전이 열린 8일 오전 훈련때 코칭스태프가 코트에 나오기 직전 동료들을 모아놓고 "정신들 차리라"며 따끔하게 잔소리를 했습니다.
현대와 피말리는 1위 다툼을 하고 있는 SK로선 시즌 첫 3연패를 당해 분위기가 물먹은 스폰지마냥 가라앉아 있었기 때문이지요.
6일 SBS전서 뒷목을 다쳐 고개를 못 돌리던 서장훈은 이날 부상속에서도 29득점, 14리바운드를 올렸고, 결국 `강팀 킬러' 삼보를 37점차로 이겼습니다.
삼보에 이어 현대와 동양을 꺾고 3연승을 올린 걸 보면 서장훈의 쓴소리가 약이 된 모양입니다.
◇삼보 `X맨' 타운젠드가 공포의 다이어트에 한창입니다.
타운젠드는 점심식사를 배 한조각으로 대신하고 아침과 저녁식사도 간략히 때우는 등 `살과의 전쟁'을 벌이고 있습니다.
자신이 봐도 130㎏에 육박하는 몸무게는 너무 심하다는 거죠.
임산부처럼 불룩하게 나온 배와 툭 튀어나온 엉덩이는 이제 유니폼 상의를 바깥으로 꺼내입는다 해도 감춰지지 않을 정도입니다.
하지만 한번 붙은 살은 잘 빠지지 않는 법. 코칭스태프의 조언에 따라 살인적인 다이어트에 들어갔지만, 체중계 바늘은 별로 움직일 기미가 안보이더군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