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호] 훈련만이 살길…15일 전훈 스타트
기사입력 2000년 02월 13일 23시 14분
`코리안 특급' 박찬호(27．LA 다저스)가 일찌감치 훈련의 고삐를 당겼다. 앞으로 2개월 동안 일정을 보면 강행군이라는 말이 실감날 정도로 빡빡하다.
할아버지의 타계로 지난해 12월부터 1월까지 두차례나 한국을 오가는 어수선한 시간을 보냈던 박찬호는 훈련 공백을 메우기 위해 다른 메이저리그 투수들보다 나흘 빠른 15일(이하 한국시간) 플로리다주 베로비치의 다저타운으로 떠난다.
7주간의 스프링 트레이닝에 이어 시즌 개막전부턴 동부 원정. 어림잡아 2달이 넘는 타향살이여서 12일 먼저 부친 짐도 만만치 않다. 밑반찬과 국거리 등 한국 음식은 물론 한여름의 플로리다 기후에 맞는 여름옷과 4월초 동부 원정에 대비, 겨울옷까지 한짐을 챙겨보냈다. 숙소는 지난해에도 묵었던 친지의 집으로 정했다.
전지훈련 출발까지 사흘이 남았지만 1분1초도 허비할 수 없다. 13일에는 웨이트트레이닝으로 2시간 넘게 땀을 흘렸고, 14일에는 사촌동생인 프레드와 캐치볼을 하기로 약속을 해뒀다. 사촌동생은 학창시절 풋볼과 야구선수로 활동했기에 더없이 좋은 캐치볼 파트너. 물론 이날도 웨이트트레이닝은 빼먹지 않는다.
15일은 하루 종일 이동. 베로비치까지는 LA 시간으로 오전 9시30분에 비행기를 타고 6시간 가까이 날아가, 다시 3시간 가량 차를 타고 이동한다. 3시간의 시차가 나기 때문에 꼬박 하루인 셈이다. 구단에서는 박찬호의 이동을 돕기 위해 비행기 여행의 종착지인 올랜도까지 리무진을 보내기로 했다.
강행군의 시작은 16일. 다저타운 주변을 매일 5∼6㎞씩 달리고 마이너리그 포수를 앉혀놓고 불펜 피칭도 할 예정이다. 팀훈련이 20일부터라는 것을 감안하면 지나칠 정도로 의욕적이다.
그러나 지난해 13승(11패)의 `부진'을 털어내고 20승 투수로 거듭나기 위해선 훈련만이 살길이다. 겨울에 흘린 땀과 시즌 성적이 비례한다는 것을 누구보다 뼈저리게 느끼고 있는 박찬호다.
[LA＝민훈기 특파원 hkmin＠earthlink.ne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