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전국실업단대항 하프마라톤
기사입력 2000년 02월 13일 14시 00분
직장, 지역, 학교, 가족….
20일 전남 광양서 열리는 영호남 화합의 잔치－황영조 올림픽 제패기념 `전국실업단 대항 하프마라톤 대회'(스포츠조선－한국실업육상경기연맹 공동주최)서 가장 관심을 끄는 참가 부문은 마스터즈 단체전이다.
주최측은 일반인들의 참여 폭을 넓히고자 마스터즈 부문, 건강마라톤 10㎞와 5㎞ 이외에 직장, 지역, 학교, 가족 등을 대상으로 한 단체 대항전을 올 대회부터 추가했다.
일찌감치 출전 신청을 내 놓고 완주 대비 훈련에 들어간 중앙초등학교 씨름부와 광영중학교 여자 축구부 선수들을 만났다.
◇중앙초등학교 씨름부
씨름과 마라톤이 만나는 날. 중앙초등학교 씨름부 가족들은 이 날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
최연소 출전자는 지난해 처음 샅바를 잡은 양 성(47㎏)－양 영(48㎏．10) 쌍둥이 형제. 동계 훈련기간에 하루 1시간씩 학교 뒤 가야산 등반을 해 온 만큼 젖 먹던 힘까지 발휘하면 5㎞는 완주할 수 있을 것 같단다.
대회 심판요원으로 활약할 김진각 감독은 "새봄을 앞두고 탁 트인 도로에서 뜀박질하며 팀워크도 다지고 자신감도 키우고 기분전환도 하라"며 미래의 천하장사들을 독려하고 있다.
배가 출렁출렁하는 샅바꾼들이 과연 끝까지 완주, 씨름과 마라톤의 대화합을 이룰 수 있을 지 두고 볼 일이다.
◇광영중학교 여자 축구부
축구 없는 달리기, 달리기 없는 축구는 어불성설. 달리는 데 일가견이 있는 광영중학교 여자 축구부원들이 마라톤 대회에 나가지 않는 것 또한 말도 안되는 일이다.
출범 5년째를 맞는 이 팀의 선수는 12명. 이 가운데 절반은 광양여고에 진학했거나 아직 광양초등학교를 졸업하지 않은 상태다.
주장인 미드필더 이지민을 비롯, 박진리 김미란 전미정 이경희 조아름 등 6명의 출전 선수들은 한명의 낙오자도 없이 5㎞를 완주하겠다고 큰소리. 겨우내 200m 운동장 트랙을 10바퀴씩 돌아왔던 만큼 조금만 인내심을 발휘한다면 가능한 일이라고 조심스럽게 입을 모은다.
[광양＝정경희 기자 gumnuri＠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