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현대 목동구장 진입 추진에 갈곳잃은 아마야구
기사입력 2000년 02월 13일 12시 52분
"포장마차도 권리금이 있다는데…"
프로야구 현대가 서울로 연고지를 옮기고 목동구장을 홈으로 사용할 계획을 추진하면서 아마야구계가 술렁이고 있다. 프로팀이 목동구장을 사용하게 되면, 당장 경기를 치를 곳이 없어지게 때문이다.
지난 11일 올림픽파크텔에서 열린 대한야구협회 대의원총회에서는 "프로팀의 목동구장 진입에 대한 대책이 있는가"라는 질문들이 쏟아져 나왔다.
정몽윤회장은 "구체적으로 논의된 적은 없지만 원만하게 해결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보겠다"고 답변했다.
목동구장에서는 전국대회 서울시 중고교 예선 등 매년 160게임의 아마추어 경기가 소화된다. 관중이라고야 고작 협회 관계자 및 열성 학부모들이 대부분이지만 선수들로서는 `미래'가 걸린 일전을 치르는 곳이다.
아마경기가 열리는 동대문구장은 이미 포화상태여서 목동구장을 프로팀에 내줄경우 협회로서는 경기를 치를마땅한 시설이 없는 형편이다.
목동구장의 주인인 서울시측에서도 입장수입이 하늘과 땅차이인 프로팀의 입성을 내심 반기는 눈치다. 입장수입의 25%를 시에 납부하는 조례에 따라, 잠실구장의 경우 지난해 LG만 8억원을 서울시에 안겼다.
관중수입이 전무하다시피한 아마추어에 목동구장을 내주는 것은 시의 입장으로선 `적선'의 의미 이상은 아닌 셈이다.
아마협회의 한 관계자는 13일 "그동안 목동구장을 사용해온 아마야구협회에 `권리금' 형식의 보상이 뒤따라야 한다. 그 방법은 금전적인 보상도 있겠지만, 프로 2군들이 쓰는 훈련장을 아마추어에 개방하는 것 등이 바람직 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 김용휘단장은 "일단 목동구장 시설이 너무 열악해 당장 올시즌부터 프로팀이 사용하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전제한뒤 "공사후 내년시즌부터 경기를 시작하게 된다면 아마측이 납득할만한 충분한 대책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우석 기자 kwooseok＠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