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마] 몸 불어난 말들 입상 실패 많아
기사입력 2000년 02월 11일 14시 41분
`설중마비(雪中馬肥)'.
엄동설한에 피둥피둥 살이 찌는 말들이 늘어나 눈길을 끌고 있다.
말은 대개의 경우 가을에 살이 쪘다가 겨울이 되면 빠지는게 정상.
특히 요즘과 같은 2월은 체중이 본격적으로 빠져 원래의 상태로 되돌아가는 시기다.
그런데도 때아니게 체중이 불어나는 말들이 하루에도 수십마리씩 쏟아져 나오고 있는 것이다.
지난달 30일 일요경마에 출주한 총 134마리의 말 가운데 체중이 이전보다 늘어난 말은 무려 48마리.
그중 10마리는 체중이 10㎏ 이상 불어나는 이상현상을 보였다.
그 전날의 토요경마에서도 출주마 141마리 가운데 50마리가 체중이 불어난 것으로 밝혀졌는데 10㎏이 넘게 불어난 말은 7마리였다.
출주마들의 체중증가가 문제가 되는 것은 체중과 경마성적이 절대적인 상관관계를 갖기 때문.
다시 말해 적당수준 이상으로 체중이 불어나면 본래 갖고 있는 주파능력을 발휘하지 못하는 것이다.
지난번 경마에서 체중이 늘어난 말들이 대부분 입상권에서 멀어졌다는 사실이 이를 실증적으로 뒷받침해준다.
체중이 10㎏ 이상 늘어났으면서도 입상권인 2위 이내에 든 말은 토요경마 4경주에 출전한 `자유만끽'과 일요경마 3경주의 `아침나라' 2마리 뿐이었다.
일요경주에서 우승후보였던 웨스턴타이트는 체중이 13㎏이나 불어난 상태에서 출주해 3위에 그쳤다.
체중이 늘어나면 이처럼 성적이 나빠질 수 밖에 없다는 사실이 바로 나타나는데도 `체중증가마'들이 계속 나오고 있는 것은 말들의 운동량이 부족하기 때문이라는게 일반적인 분석.
마사회 관계자는 "말의 컨디션 조절을 위해 겨울에는 여러가지를 많이 먹이는데 말들이 먹는 만큼 움직이기를 싫어해 체중이 늘어날 수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김석현 기자 powerkim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