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평] 갈등-화해로 일깨운 가족사랑
기사입력 2000년 02월 10일 14시 24분
부모가 자식에게, 자식이 부모에게 가족이란 이름으로 무심코 행한 집착과 편견에서 자유로워야 한다. 진정한 사랑과 화합을 위해.
KBS 2TV 일일극 `해뜨고 달뜨고'는 가족홈드라마의 전형을 보여주는 드라마라는 평가를 받는다.
혈연공동체의 고리가 퇴색돼가는 초핵가족 시대에 가족사랑의 진정한 의미를 되새기게 한다는 점에서 더욱 그렇다.
시청률도 평균 25%대를 꾸준히 지켜 전반적인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 주말극이나 미니시리즈의 폭발적인 호응 보다는 일일드라마 특유의 잔잔한 바람몰이가 더욱 값지다.
나름대로 비결은 있다. 우선 방영초기 산만하게 전개되던 주인공들의 얘기가 중후반부로 접어들면서 이창훈 유호정의 두 가족중심으로 압축, 일일드라마의 지루함을 털어냈다는 점.
전형적인 고부갈등을 비롯해 시누올케, 모녀간, 부자간, 부부 등 가족간의 온갖 갈등이 혼재하면서도 스토리는 비교적 간결하다.
4대가 공존하는 전운 김세윤 김창숙 이창훈 유진 가족과 명계남 유호정 등 두 가족의 메인 줄거리 외엔 모두 짧은 곁가지로 처리, 오히려 전체 흐름에 윤활유처럼 매끄러운 느낌을 준다.
훈훈한 가족사랑은 찡한 감동의 순간으로 다가와 시청자들에겐 여운으로 남는다.
결혼문제로 맞섰던 김세윤 이창훈의 부자갈등과 이후 이를 해소해가는 과정, 그리고 아버지와 남동생만을 두고 결혼한 유호정이 명계남과 보여주는 애틋한 모녀사랑은 정겹기만 하다.
물론 부분적으론 아쉬움도 많다. 큰며느리 유호정과 둘째 며느리 염정아의 지나친 양극화는 극적 효과를 위한 장치임을 감안하더라도 현실성이 없어보인다. 8일 방영된 김영미의 손으로 입을 가린 노래방 립싱크 장면도 부자연스러웠다는 지적이다.
[강일홍 기자 eel＠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