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내장외] 플로리다의 LG '탁구열풍'
기사입력 2000년 02월 10일 13시 56분
"한판 할래." "아니 그냥 5달러 너 줄께."
LG가 전지훈련중인 미국 플로리다 베로비치 다저타운내 식당에서는 밥먹다가도 돈 이야기가 오고 간다. 선수들은 물론 코치들과 구단직원도 밥숟가락만 놓으면 돈내기다. 그 내기에서 김창운 운영차장은 하루에 꼬박꼬박 20달러 정도씩 짭짤한 수입을 올리고 있다.
김차장의 주머니를 두둑하게 하는 것은 바로 식당 한가운데에 있는 탁구대다. 훈련이외에는 별로 할게 없는 다저타운내에서 탁구는 선수사이에서 최고 인기 취미. 하도 탁구채를 잡고 싶어하는 지원자가 많자 이광은감독은 `탁구를 치려면 무조건 내기를 해야 한다'는 룰을 정했다.
그 덕분에 김차장을 비롯, 권태인트레이너, 노찬엽코치가 용돈을 심심치 않게 벌고 있다. 김차장은 거의 선수급이라 도전자들에게 10점씩 잡아주고 있는데도 거의 매일 흑자. 이감독이 가장 큰 고객으로 부지런히 돈을 대준다.
그러니 실력이 다소 떨어지는 선수들은 눈치를 봐가며 상대를 고르기 마련. 아예 탁구채는 잡지 않고 이길 가능성이 높은 사람에게 돈을 거는 `투자자'도 있다. 투자자에게는 역시 승률이 높은 김차장이 가장 인기 투자 종목이다.
지금 LG 전지훈련장에서는 탁구 잘치는 사람이 장땡이다.
[신보순 기자 bsshin＠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