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 조치훈 '日명예기성' 눈앞
기사입력 2000년 02월 09일 14시 16분
조치훈 9단이 `명예기성'에 오를 수 있을까.
조 9단이 일본 바둑계 최고의 영예로 꼽히는 명예기성에 한발 다가섰다.
명예기성은 일본 최대 타이틀인 기성전 5연패를 달성할 경우 얻게 되는데 작년까지 4연패를 달성한 조 9단은 왕리청 9단과의 제24기 기성전 도전7번기에서 제3국을 이김으로써 2승1패로 앞서가고 있다.
지난 2, 3일 이틀간에 걸쳐 일본 히라즈카(平塚) 선라이프가든호텔에서 벌어진 제3국에서 조 9단은 도전자 왕 9단에게 194수만에 백으로 불계승을 거뒀다.
조 9단이 이번 기성전 방어에 성공하면 제20기부터 내리 5연패하며 명예기성에 오르게 된다.
명예기성이 되면 만 60세부터 살아있는 동안 연금을 받으며 7대 타이틀 보유자 다음 서열의 프로기사 대접을 받게 된다.
연금의 정확한 액수는 밝혀지지 않고 있으나 일본기원은 충분한 생활을 영위할 수 있을 만큼 지급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일본에서의 명예기성은 후지사와 9단 뿐이었는데 독자적인 아마단증 발행사업을 추진하다 지난해 12월 일본기원으로부터 제명되면서 명예기성을 박탈당했다.
랭킹 2위 기전인 명인전과 3위인 본인방전엔 명예명인(조 9단, 고바야시 9단)과 명예본인방(사카다 9단)이 있다.
그러나 조 9단과 고바야시 9단은 아직 60세가 안돼 사카다 9단만 혜택을 받고 있는 상태다.
이번 기성전에서 조 9단은 무난히 5연패를 달성, 명예기성에 오를 것으로 바둑계는 전망하고 있다.
조 9단은 특히 상대에게 강하게 보이기 위해 콧수염까지 기르는 등 최정상의 자리 지키기에 강한 의욕을 보이고 있다.
바둑해설가 이광구씨는 "조 9단은 `이틀거리의 황제'로 불릴 만큼 한판을 이틀간에 걸쳐 두는 대국, 그중에서도 7번기에 유난히 강하다"며 "특히 랭킹 3위 이내 기전에서는 놀라운 기력이 나오기 때문에 명예기성에 오를 확률은 80% 이상"이라고 말했다.
[이규승 기자 kslee＠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