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게임 후유증' 시달리는 환자들 늘어
기사입력 2000년 02월 08일 14시 19분
`팔목이 뻐근하고, 허리가 아프다.'
컴퓨터 게임을 한 뒤 이같은 증상이 지속되면 병원을 찾는 게 좋을 것 같다.
최근 청소년은 물론 직장인 사이에 스타크래프트 게임이 폭발적인 인기를 모으고 있는 가운데 `게임 후유증'에 시달리는 환자들이 늘고 있다.
서울 봉천동의 지원재활의학과 전영순원장은 "게임이나 채팅 등 컴퓨터 앞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는 `컴퓨터 마니아'가 증가하면서 후유증을 호소하는 환자가 하루 3~4명에 이르고 있다"고 말했다.
증상은 허리 통증, 손가락-손목 통증, 어깨 결림, 시력 장애가 대표적. 과도한 정신 집중과 수면 부족으로 정신이 멍한 상태가 계속되거나 시야가 선명치 않다고 호소하는 사람도 꽤 많다.
특히 문제가 되는 것은 허리가 S자로 휘는 척추측만증.
성장기에 있는 청소년들의 경우 한달 정도만 나쁜 자세를 유지해도 척추측만증이 생길 수 있다는 것.
게임을 한 뒤 등이나 허리에 통증을 느끼면 일단 척추측만증에 의한 이상 징후임을 의심해야 한다는 게 전문의들의 지적이다.
전 원장은 "허리가 휘어지면서 뼈와 뼈 사이를 연결하는 디스크 부위에 무리가 따라 외부에서 강한 충격이 가해졌을 때 손상을 받기 쉽다"며 "치료를 제대로 하지 않을 경우 디스크 환자로 발전하기 쉽다"고 설명했다.
또 마우스를 쉴새없이 빠르게 움직이는 과정에서 손가락이 휘고 손목이나 어깨 등의 관절에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따라서 컴퓨터를 이용할 때는 한시간에 한번씩 몸의 근육을 풀어주고, 허리 등에 통증이 지속되면 전문의를 찾아 진단을 받아야 한다.
또 의자에 앉을 때는 가급적 허리를 밀착시키고 눈의 위치는 모니터 중앙을 향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전 원장은 "게임에 몰두하다 보면 자신도 모르게 자세가 나빠지고 시력이 떨어질 수 있다"며 "하루에 시간을 정해놓고 게임을 하는 습관을 갖을 수 있도록 가정에서 부모들이 감시자의 역할을 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강병원 기자 hospital@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