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가 이러쿵 저러쿵] 이혼 연예인의 '신혼괴담'
기사입력 2000년 02월 07일 14시 06분
부부 사이의 일은 아무도 모른다는 말이 있다. 당사자들만이 안다는 이야기일수도 있고, 모든 것을 책임져야 한다는 뜻도 담겨있다. 부부 사이의 일을 두고 옆에 있는 사람들의 입방아가 얼마나 당사자들을 힘들게 하는지는 이런 일을 겪어보지 않은 사람은 잘 모를 것이다.
그런데 우선 이런 영화 한 편이 있다고 하자. 주인공은 한 남자와 한 여자다. 두 사람은 중매를 통해 만나 결혼을 했다. 누가 보아도 사랑보다는 서로의 조건을 더욱 염두에 둔 결혼이었다. 이를 두고 주변에서는 `정략결혼'이라는 말이 심심치 않게 흘러나왔다.
그래도 두 사람은 한동안 행복해 보였다. 여자는 근엄한 시어머니를 모시고 살았지만 다행스럽게도 자신이 해왔고,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었다. 시댁의 배려가 있었기 때문이다.
속 모르는 사람들이 `결혼 잘 했다'는 이야기를 할 때마다 그녀는 빙긋이 웃을 뿐이었다. 그러던 어느날. 남자의 이상한 버릇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하루도 거르지 않고 술에 만취된 채 집으로 돌아와 이상한 행동을 하기 시작했다.
그녀는 남편의 `잦은 술자리'에 대해서는 그럴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집에서 돌아와서 하는 행동은 좀처럼 이해할 수가 없었다. 남편이 늦게 들어오면 그녀는 밤늦은 시간까지 기다렸다.
그리고 남편의 옷을 받아들고 시중을 들려는 순간, 남편은 그녀에게 잠을 자라고 한다. 처음에는 자신에 대한 배려같아 고마웠다. 그러나 아니었다. 그렇게 누우면 남자는 방안의 불을 켰다, 껐다 하기를 수 십번.
마치 나이트클럽의 사이키 조명같은 분위기를 만들었다. 잠을 자다가 갑자기 일어나 벽을 긁기도 한다. 이쯤되면 `신혼괴담'의 한 장면이다.
그러다 여자는 임신을 했다. 임신을 한 후에도 남편의 행동은 달라지지 않았다. 태교를 해야 한다며 밤늦은 시간에 그녀의 손목을 부여잡고 온 집안을 돌아다닌다.
그러면서 남자는 "이것은 냉장고고, 이것은 그림이고…"하며 돌아다닌다. 가정적인 남자라고도 할 수 있지만 그 정도가 지나치다면 이상한 행동임에 틀림이 없다.
이쯤 되면 이것은 `올가미'의 후속편 쯤 될까.
하지만 함께 살고 있는 시어머니는 "네가 이해해라"며 며느리를 감싼다.
그러나 이런 상태에서 결혼생활이 유지될 수 없다. 그리고 마침내 이혼을 결심한 그녀는 남편에게 이혼을 통보하기에 이른다.
정말 영화같은 이야기다. 마치 `손톱'과 `올가미'를 합친 듯한 이 스토리가 만약 영화 속의 이야기가 아니라면 왠지 등골이 오싹해진다. 그리고 이것은 몇 해 전 이혼한 유명 여자 연예인의 이혼사유라는 것을 생각해보면 더욱 가슴이 아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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