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현장르포] 룸살롱 25시 - 밤낮없는 비지니스 여왕 '마담'
기사입력 2000년 02월 07일 13시 48분
룸살롱의 실세는 마담이다. 손님을 모으고, 고객을 관리하고, 계산하고, 여자들을 관리하는 마담들에 비하면 정작 사장들은 마담들에게 술과 안주를 공급하고 수도．전기 요금이나 내는 사람일 뿐이다.
마담들은 70∼80평의 호화빌라를 얻어 아가씨들과 합숙하기도 한다. 단골 손님은 집으로 불러 고스톱도 치고 최신 유행가를 틀어 놓고 춤판도 벌인다. `단골 아가씨'를 찜해 놓고 즐기는 남자도 있다.
`고객들의 신상에 대한 이야기는 절대 하지 않는다'는 것을 전제로 `특급마담'으로 꼽히는 S씨(36)를 만났다.
S씨와 방배동의 한 카페에서 마주 앉은 것은 오후 3시. 이날의 일과를 물으니 "오전 5시30분에 `아가씨'들을 퇴근시키고 계산서와 현금을 맞춰본 뒤 7시에 가게를 나서 손님들과 골프를 쳤다"는 대답이다.
S씨는 매주 2∼3차례 손님과 골프를 친다. 이날 S씨의 성적은 106타. 내기로 손님에게 10만원 정도를 잃었지만 건강을 위해 10년전 부터 골프를 쳐 S씨의 진짜 실력은 싱글이다. `이긴' 손님이 은근히 `이론 강의'라도 할라치면 가소롭기 짝이 없지만 "어차피 비즈니스"라고 생각하고 맞장구를 쳐준다.
골프를 마치고 돌아오면 잠깐 눈을 붙이거나 사우나에서 땀을 빼며 신문을 읽는 시간. S씨는 신문 3개를 본다. 고객들의 신상은 정확히 파악돼 있으므로 이들의 신상과 관계있는 뉴스에는 빨간 동그라미를 친다.
원화가치가 올랐을 때, 증권사 펀드매니저에게는 "큰일났다. 어쩌면 좋으냐"는 위로를 하고 외국 증권사 직원에겐 "더 오른대? 한턱 내야겠네?"라며 축하 전화를 하는 식.
하루 평균 수면시간은 4시간. 아무리 피곤해도 오후 8시면 `출근'해 있어야 한다. "내가 늦으면 지각하는 애들을 야단칠 수가 없어요." 근퇴 관리는 마담의 가장 중요한 의무중 하나다.
이틀 이상 무단 결근하면 싸늘하게 "마이킹(계약금의 일종)을 토해 내라. 너와는 더 이상 일할수 없다"고 통보한다. "어차피 돈에 맛들인 아이들에요. 이것 안 하면 자기네들이 어디 가서 이런 돈을 만지겠어요? 십중 팔구는 울며 매달리게 돼 있죠."
자기 책임으로 되어 있는 3명의 새끼마담, 20명의 아가씨들과는 매일 통화를 한다. "하루라도 통화를 하지 않으면 다음날 다른 업소로 옮겨가 있는 애들이 있어요. 나도 남의 애들 빼 오니 마찬가지지만."
같이 있을땐 언니, 동생 하지만 "돌아서면 그대로 남"이라는 S씨는 "부모 말 안 듣고 돈 쓰고 싶어 술집 나오는 애들이다. 함부로 정 주면 뒤통수를 맞는다"며 담배를 빼 물었다.
특급 룸살롱에는 휴가가 없다. C의 `새끼마담' C씨(28)는 새끼마담 경력 3년째. 그동안 이틀 이상 쉰 적이 없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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