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적비연수] 눈보라 헤치며 크랭크인
기사입력 2000년 02월 06일 14시 40분
`은행나무침대'의 속편인 `단적비연수'(박제현 감독－강제규 필름 제작)가 최근 첫발을 내딛었다.
화제작답게 시작부터 거창하다.
촬영장은 강원도 양구. 서울에서 4시간 거리인 화천댐 상류에 있는 파로호 근처다. 버스도 들어갈 수 없는 오지로 걸어서 3㎞를 들어가야 할 정도로 첩첩산중에 위치해 있다.
이날 촬영신은 단과 적을 포함한 화산족 청년들이 성화를 찾아오기 위해 성화산을 향해 떠나는 장면이다.
스태프들은 강풍기와 강설기를 동원해서 눈보라를 연출. 김석훈 설경구 등은 빙판위에서 체감온도 영하 20도가 넘는 혹한과 싸우며 촬영을 강행했다. 오전 11시에 시작된 촬영은 끝날줄을 모르고 계속되더니 결국 새벽 4시쯤 되서야 마무리됐다.
김석훈은 "이런 지독한 추위는 처음이다. 지옥에 갔다 온 느낌"이라고 표현. 이날 자신이 나오는 장면이 없는데도 불구하고 촬영 내내 현장을 지켰던 김윤진은 "감독이나 배우들 모두 애착이 대단하다. 이제까지 보지 못했던 새로운 영상을 만날 수 있을 것"이라며 흥분된 표정을 지었다.
`단적비연수'는 전편 `은행나무 침대' 주인공들의 전생으로 거슬러 올라가 이야기를 풀어간다. 한 여인의 야욕과 증오로 시작된 네 남녀의 엇갈린 사랑과 운명을 그린 판타지 로망 대서사시다.
9일부터 제주도에서 본격적인 촬영에 들어가며 3월 한달간 메인 세트가 지어진 경남 산청에서 촬영을 한다.
[전상희 기자 frog＠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