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엽] 구단,2억8천 최고 연봉 책정…조건없이 수용할듯
기사입력 2000년 02월 03일 11시 16분
스토브리그 최대 관심거리인 삼성 이승엽(24)의 연봉이 확정됐다.
삼성구단은 지난달 31일 미국 전지훈련을 떠난 이승엽이 출국전 기자회견에서 "아무런 조건없이 구단의 방침에 따르겠다"고 밝힌데 따라 구단 최고위층의 검토를 거쳐 다음주쯤 현지에서 재계약을 매듭지을 계획이다.
구단 제시액은 국내 프로스포츠 최고액인 2억8000만원. 당초 2억7000만원을 책정했으나 프로축구 전북 현대의 김도훈이 최근 2억7000만원에서 사인할 것이라는 정보를 입수, 1000만원을 더 얹었다. 지난해 이승엽의 연봉은 1억1000만원(보너스 1000만원 별도).
삼성 김재하단장은 "약속한 프로스포츠 최고연봉은 확실히 보장한다. 다만 액수가 문젠데 2억7000만원 보다는 조금 많을 것"이라고 말해 플러스 알파가 1000만원 수준임을 암시했다.
일부에선 삼성이 지난해 54홈런을 때리며 국내 프로야구 발전을 이끈 이승엽의 공로를 인정, 3억원은 맞춰줄 것이라는 소문이 나돌았었다. 그러나 삼성은 자유계약선수(FA)를 제외하곤 3억원대 연봉자가 없다는 부담감과 전체 프로야구 연봉체계가 흔들릴 수 있다는 다른 구단의 반발을 감안해 이승엽과의 약속을 지키는 선에서 결정했다.
구단의 결정에 대해 아직까지 이승엽은 별다른 반응을 보이고 있지 않다. 선수협 불참에서 비롯된 팬들의 비난이 연봉문제로 강도가 세질 것을 우려한 나머지 거의 목소리를 내지 않고 있다. 백지위임 선언도 자신의 뜻이라기 보다는 주변 분위기에 강요된 내키지 않는 결정이었다.
스토브리그 초반까지 4억원 이상을 고집했던 이승엽도 선수협 파동을 거치면서 스스로 거품을 많이 뺀 것으로 알려졌다. 일절 연봉에 대한 언급을 피했던 이승엽은 최근 가까운 사람들에게 "3억원 정도면 만족하겠다"고 심정을 밝혀 국내에서의 두차례 면담을 포함 세번째가 될 다음주 협상에서 도장을 찍을 가능성이 높다.
[권정식 기자 jskwo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