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저] '하루쯤은 전자게임 끄고 민속놀이로'
기사입력 2000년 02월 02일 14시 31분
설은 차례와 세배 등을 통해 친족과의 합일을 추구하는 명절.
또 곱게 한복을 차려입고 연날리기, 널뛰기, 윷놀이 등 민속놀이를 즐기며 한민족의 일체감과 정체성을 확인하는 날이기도 하다.
그러나 현대인들의 설은 한자리에 모여 먹고 마시고 화투와 같은 노름을 하거나 혹은 휴양지로 떠나는 경우가 늘고 있다.
예로부터 정월에 행해졌으나 다소 생소하게 느껴지는 우리 민족의 전통 민속놀이를 통해 설의 의미를 되새겨본다.
▲투호
삼국시대부터 유래한 놀이로 조선시대 궁중에서도 투호를 한 기록이 보인다.
먼저 편을 나눈뒤 화살을 청백별 색으로 구분해 각각 2개씩 준비해 병 속에 넣는다.
이를 반복해 던진 화살 가운데 병속에 꽂힌 화살수가 많은 쪽이 승리한다.
어린이와 여성들도 즐기던 민속놀이다.
▲고싸움놀이
주로 전라남도 지역에서 정월 초부터 음력 2월 1일까지 행하던 남자들의 놀이로 `고'는 옷고름이나 그 끝의 한 가닥을 길게 늘여 둥글게 모양을 맺는 것을 말한다.
고는 대가리와 몸통, 그리고 두 가닥의 꼬리로 만들어진다.
한쪽 마을에서 고를 만들어 이웃 마을에 다가가면 상대 마을은 더 큰 고를 만들어 다가가고 이렇듯 다가갔다 물러서기를 여러차례 반복하다가 정면으로 고가 부딪치면 줄에 타고 있던 대장들이 서로 밀어 뜨리며 싸움을 벌인다.
▲승경도놀이
주로 양반 가문의 젊은이들과 부녀자들이 정초에 즐겨 놀던 실내오락. 크고 두꺼운 종이에 간격을 긋고 관직이나 학업 등의 등급을 차례로 기입하고 주사위를 던져서 나온 끗수대로 승진 후퇴를 하는 놀이다.
주사위는 손에 쥐어질 만한 굵기의 나무를 5각형으로 다듬어서 1에서 5까지 눈을 새긴 특수한 주사위다.
▲돈치기
정초에 양지바른 곳에 청소년들이 모여 하는 놀이다. 편편한 흙바닥에 지름 3㎝ 정도의 반구형 구멍을 파고 3.4@ 떨어진 곳에 그은 금 앞에서 동전 하나씩을 구멍에 던진다.
던진 동전이 구멍에서 가까울 수록 잘 던진 것으로 차례가 정해진다.
첫째가 먼저 모든 사람의 동전을 모아 던져 구멍에 들어간 것은 다 갖고 나머지는 손바닥만한 납작한 돌로 맞히는 만큼 가질 수 있다.
▲놋다리밟기
경상북도 안동 등지에서 전승된 여자들의 놀이. 기와밟기라고도 부른다.
정월 대보름 밤에 주로 젊은 여자들이 일렬로 서서 몸을 구부리고 한 사람을 뽑아 자신들 등 위로 걸어가게 하는 놀이다.
이때 두 사람이 양쪽에서 손을 잡아 중심을 잡게한다. `놋'은 시내 위에 다리를 놓는다는 뜻이다.
[황수철 기자 sucher＠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