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훈] 혹독한 트레이닝 '역시 ML이네'
기사입력 2000년 02월 02일 12시 55분
보스턴 이상훈(29)의 `지옥훈련'이 시작됐다.
스프링캠프지인 포트마이어스에서 이틀째 훈련을 맞이한 이상훈은 2일(이하 한국시간) 몸을 가누지 못할 정도의 강도 높은 훈련을 소화하며 `메이저리그 트레이닝 프로그램'에 한발짝 발을 내디뎠다.
훈련시간은 전날(1일)과 마찬가지로 1시간 30분. 스트레칭→러닝→캐치볼→웨이트 트레이닝의 순서로 진행됐고, 러닝을 할때는 입단후 처음으로 20여명의 팀동료들과 함께 운동장을 함께 돌았다.
`지옥의 문'은 마지막 순간에 도사리고 있었다. 이상훈을 맨투맨 방식으로 밀착지도하고 있는 크리스 코렌티 재활담당 트레이너는 웨이트 트레이닝을 마친 이상훈에게 "운동장 양끝에 세워진 폴대 사이를 4차례 반복 질주하라"는 `특별 명령'을 내렸다. 폴대를 한차례 이동할때마다 32초 이내에 주파해야 한다는 단서가 붙었다.
폴대사이 거리는 약 200@. 이상훈은 잠시 어리둥절했지만, 이내 운동화끈을 고쳐매고 전력 질주했다. 4차례 모두 정확히 30초에 주파. 코렌티 트레이너는 "나이스"를 연발했지만, 이상훈은 가쁜 숨을 몰아쉬며 그대로 그라운드에 드러누웠다.
코렌티 트레이너는 "이것은 페드로 마르티네스 등 메이저리거들이 오는 20일 스프링캠프에 합류하면 첫날부터 소화하는 프로그램"이라며 "메이저리거들은 첫날 8차례 반복질주한뒤 다음날부터 한단계씩 강도를 높여 마지막에는 16차례 전력질주를 하게 된다"고 말했다. 메이저리거로서 강인한 체력을 갖추기 위한 `통과의례'라는 설명.
코렌티 트레이너는 "이상훈의 체력은 다른 정상급 선수와 비교해도 상당히 우수한 편"이라며 "의사소통은 잘 되지 않지만 열심히 하려는 의지가 느껴진다"고 덧붙였다.
녹초가 된 이상훈은 "이정도는 아무것도 아니다. 진짜 메이저리그 스프링캠프는 시작한 것도 아니다"며 각오를 다졌다.
[포트마이어스(미국 플로리다주)＝김우석 기자 kwooseok＠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