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 네티즌 사이버 테러 극성
기사입력 2000년 02월 01일 14시 32분
통신에 저질, 욕설이 난무하는 등 `사이버 테러'가 극성을 부리고 있다.
얼굴과 이름이 알려지지 않는다는 `익명성'을 십분 이용해 자신과 뜻이 맞지 않은 사람에게 논리적인 반박은 뒤로한채 육두문자와 확인되지 않은 비난성 유언비어를 퍼붓고 있다.
특히 최근 군필자 가산점제 위헌판정 및 교육적 차원의 체벌 정당결정, 프로야구 선수협의회 창립 등 사회적 관심을 끄는 사건이 잇따라 터지자 찬반론자들 사이에 이같은 현상은 더욱 심화되고 있다.
존칭을 사용한 글을 보면 오히려 이상할 정도로 `너' `야' `임마' 등 반발은 기본에 속한다.
최근 헌법재판소가 교육적 차원의 체벌은 정당하다는 결정을 내리자 헌재 홈페이지에는 학생들로 보이는 네티즌들의 항의성 글이 쏟아졌다.
이들은 헌법재판관들을 `못난 판돌이'로 비하하고 `바보도 아는 사실을 너희는 왜 몰라?' 등 험담하는 글을 올렸다.
군필자 가산점제 위헌판정 이후 네티즌들의 반응을 더 심했다. 재판관들을 `개××'라고 하는등 욕설이 기본적으로 들어갔고, 여성이 우대받는다며 우리나라를 `×민국'으로 표현했다.
각 통신에도 재판관들을 소송을 제기한 이대생들의 `남성 기쁨조'로 표현하는데 주저하지 않았다.
또 이대생들에 대해서는 신상명세서를 공개하고 차마 입에 담지못할 저속한 욕설을 퍼부었다.
프로야구 선수협의회 사건에 대해서는 각 통신은 물론 언론사의 인터넷 홈페이지마다 10대, 20대 젊은 프로야구 팬들로 보이는 네티즌들이 환갑 전후의 구단주들을 겨냥, `되먹지 않은 구단주 ×들' `박용호 ×돼지' 등 욕설섞인 비난이 쏟아졌다.
최근 낙천@낙선운동 대상자 명단을 발표한 총선시민연대의 홈페이지도 사정은 마찬가지. 지지를 보내는 글들이 많지만 `하수인××' 등 비속어와 시민대표를 원색적으로 비방하는 글도 적지 않게 올라왔다.
다양한 프로그램을 내보내는 방송사의 홈페이지는 정도가 더 심한편.
한 방송사가 연예 프로를 통해 핑클의 음반 판매량이 S.E.S를 앞섰다는 보도를 하자 "핑클 기획사로부터 뇌물 얼마나 받아먹었냐' `너흰 진짜 ×같다' `개× 방송' 등 S.E.S팬으로 보이는 네티즌들의 무차별 욕설과 비난세례가 뒤를 이었다.
심지어 양쪽 팬들이 욕설과 비방으로 `사이버 전쟁'까지 벌여 홈페이지를 온통 욕설로 오염시켜 놓는 경우도 종종 있다.
이처럼 통신망에 저질 욕설이 난무하자 네티즌들 사이에는 "목사와 스님 등 성직자도 통신 토론방에 들어가면 자신도 모르게 욕설을 하게 된다"는 자조섞인 말까지 생겨나고 있다.
통신 아이디가 downupup인 최모씨(42)는 "네티즌들 사이에는 이처럼 기본이 안된 사람들이 많다"며 "때문에 네티즌들을 대상으로 각종 사회적 이슈 등에 대해 여론조사를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는다는 생각까지 든다"고 말했다.
[김순근 기자 skkim＠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