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불편한 공동1위…느긋
기사입력 2000년 02월 01일 14시 03분
SK와 `불편한 공동 1위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현대.
하지만 현대 선수단과 프런트는 시즌이 끝난 뒤 순위표를 보면 알 것이라며 의미심장한 미소를 흘린다. 길고 짧은 것은 대봐야 알고 승부의 세계는 한치앞을 내다볼 수 없는데 이렇게 느긋할 수 있는 이유가 뭘까.
2시즌 연속 농구계를 평정한 자신감때문일까.
정작 현대가 `믿는 구석'은 일정표다.
시즌 막바지 대전 홈경기가 몰려 있어 벌써부터 막판 치열한 순위다툼 걱정에서 한결 자유롭다. 오는 13일부터 시즌 최종경기인 3월2일까지 현대의 9경기중 7게임이 대전에서 치러지는 것.
반면 SK는 같은 기간 `원정같은 홈'인 충주에서 3경기를 치러야 해 홈메리트가 퇴색한데다 `진짜 홈'인 청주경기는 단 1게임 뿐이다. 프로스포츠에서 홈과 원정의 차이는 `하늘과 땅'.
원정경기일 경우 긴 이동거리에 낯선 잠자리와 식사, 판정의 홈 어디벤티지 적용에서 불이익까지 감수해야 하는 반면, 홈경기 일정은 `오 해피 데이'다.
지난 연말 빡빡한 원정경기의 연속에 통일농구대회까지 겹쳐 기진맥진했던 현대 선수단으로서는 고생을 시즌 막판 보상받는 셈.
올시즌 양강인 이들 구단이 정규시즌 1위를 놓고 펼치는 자존심겨루기에서 일정표가 어떤 작용을 할지 자못 궁금하다.
[이백일 기자 maverick＠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