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스켓라운지] 조상현-동현 쌍둥이 '생체리듬 징크스'
기사입력 2000년 01월 31일 14시 14분
쌍둥이형제 조상현(SK)－조동현(신세기)의 어머니 신영숙씨(51)는 태몽으로 토끼꿈을 꾸었다.
토끼 두마리를 품에 안았는데 머리가 뒤로 젖혀질 정도로 덩치가 커 귀엽다기보다 두려운 생각이 앞섰다고 한다. 토끼여서 딸인줄 알았는데 5분 간격으로 세상을 나온 아기는 아들 쌍둥이였다.
어릴땐 감기도 나란히 걸려 신씨는 형제를 `업고 안고' 병원을 오갔다. 대전고 1년때까지 동생이 늘 10㎝씩 작아 쌍둥이로 보는 이들이 드물었다.
2년때 동생이 무릎이 아파 수술날짜를 받아놨는데 형이 서울서 열린 대회서 무릎을 크게 다쳐 동생의 예약날짜를 새치기(?)했다. 한달후 수술을 받은 동생은 쉬는 동안 훌쩍 10㎝가 자라 비로소 체격이 비슷해졌다.
연세대 2년땐 조상현이 맹장수술을 받은 다음날 조동현이 배를 움켜쥐고 병원으로 가더니 맹장수술을 받고 왔다.
프로에 들어와서도 어머니는 "누가 다쳤다는 전화를 하면 으레 두번째 전화를 기다리게 된다"며 불안해한다.
지난해 12월 중순엔 동생이 목에 타박상을 입자 이튿날 형이 발목을 다쳤다. 요즘 형제는 걸을때마다 인상을 쓴다. 형은 지난 25일 신세기전 2쿼터, 동생은 이틀후 현대전 2쿼터서 똑같이 왼발목 인대가 늘어났다.
형이 가끔 어머니가 서운해할 정도로 냉정하다면 동생은 너무 여려서 걱정.
그러나 운동선수로서의 생체리듬만은 거짓말처럼 비슷하다. 누가 쌍둥이 아니랄까봐.
[김미연 기자 ibiza＠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