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카스배천원전] ○김승준 6단 ●안영길 3단
기사입력 2000년 01월 30일 15시 12분
제5보(46∼62)＝전보 흑 ▲의 방향착오로 대세점인 46의 곳을 백이 차지하게 되어서는 흑의 포석실패가 역력하다. 고수들의 바둑일 수록 한번의 중대한 방향착오로 끝내 회복불능의 국면으로 치닫는 경우를 종종 볼 수 있다.
아무튼 백 46이 놓인 이상 흑 47은 놓칠 수 없는 대세의 요점. 이곳을 거꾸로 백이 두었다고 생각하면 그 크기와 가치를 실감할 수 있을 것이다. 초반 약간의 흔들림을 보였던 안 3단이지만 이런 요소는 놓치지 않고 있다.
다음수가 백으로선 선택의 기로. 백 48은 그리 시간이 걸리지 않은 선택이었는데 김 6단의 기풍이 물씬 풍기는 두터운 수였다. 왠만한 실리파의 기사들은 백 1로 우하귀와 변을 단속하는 곳에 군침을 흘릴 것이다. 하지만 김 6단이 이런 확실한 현찰을 마다한 이유는 흑 2가 쌍방간의 급소자리임을 확신한 때문이다. 흑 6까지되면 거꾸로 상변 백진은 엷어지고 중앙 흑세가 개화하는 형국임을 알 수 있다. 흑 49부터 국면은 세분화되고 있다.
[해설．김승준 6단/글．공윤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