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 김수정 '왜곡된 유통구조 개선돼야'
기사입력 2000년 01월 27일 14시 17분
"출판만화에 대한 위기감이 팽배하다. 3년안에 고사할 지도 모른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모두가 힘을 모을 수 있는 방법을 연구하도록 하겠다."
한국만화가협회 신임회장에 선출된 '둘리'의 만화가 김수정씨(50．사진). 앞으로 2년 동안 한국만화가협회를 이끌게 된 김회장은 취임소감부터 위기론으로 시작한다.
김회장이 파악하는 우리 만화계 현실은 열악하기 그지 없다. "왜곡된 유통구조와 장르 획일화가 가장 큰 문제"라고 지적한다. 당연히 이를 개선하는 게 최대 당면과제다.
유통문제만 해도 대본소와 대여점 체제가 굳어지고 있다. 독자들은 만화를 사서 보지 않고 빌려려 읽는다. 여기에 일본만화까지 유입돼 우리 작가들의 설 땅이 점점 좁아지고 있다. 출판사들은 잘 팔리는 청소년용 책만 낸다. 아동, 성인물은 발붙일 틈이 없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김회장은 실질적인 방안을 강구 중이다. 작가와 편집자가 만나는 정기 좌담회가 그 하나. 또 만화가협회 홈페이지(www.cartoon.or.kr)를 웹진 형식으로 확대 개편하고, 작가들이 인터넷 만화를 연재할 수 있도록 마당을 마련해 줄 계획이다.
"이런 작은 일부터 시작, 한국만화 발전에 밀알이 되겠다"는 게 김회장의 각오다. 만화인들도 비즈니스 감각이 있는 김회장에 대한 기대가 크다.
김회장은 '오달자의 봄', '일곱개의 숟가락' 등 히트작을 발표했고, 현재 '둘리나라'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임정식기자 dada＠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