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선수협] '시민지지가 승리열쇠'
기사입력 2000년 01월 27일 11시 47분
장기전에서는 여론몰이가 승리의 열쇠－.
한국야구위원회(KBO)와 한국프로야구선수협의회(이하 선수협)의 힘대결이 서로의 부당성을 지적하는 성명전에서 시민들을 대상으로 하는 홍보전으로 탈바꿈하고 있다.
초반 형세는 팬과 시민단체의 지원을 등에 업은 선수협의 일방적인 페이스였다. 지난 22일 새벽 선수협 창립 이후 팬들은 PC통신을 통해 선수협의 필요성을 역설하면서 KBO의 전횡을 집중적으로 성토했다. 경실련 참여연대 등 시민단체들 역시 힘없는 선수들의 손을 들어주었다.
KBO가 시민들로부터 공감을 얻어가는 선수협에 불안을 느낀 것은 당연한 일. 각구단 사장들은 지난 27일 간담회에서 선수협에 대한 대응전략을 대국민 홍보로 수정했다. 여론의 호응을 받지 않고는 구단의 논리가 먹혀들지 않을 것이라는 위기감이 팽배하기 때문.
홍보전의 첫 단계로 국내프로야구 현실과 선수협의 부당성을 지적하는 신문광고. 현재 광고에 실릴 문안을 손질하고 있는 KBO는 시기가 결정되면 4개 스포츠전문지에 동시 게재할 계획이다.
신문광고와 함께 PC통신의 사이버 홍보전을 검토하고 있는 KBO는 시민단체에 대한 직접 해명에도 발벗고 나섰다. 사장들은 27일 경실련을 방문, 선수협 파동이 확산되지 않도록 노력해달라는 부탁을 한데 이어 다른 시민단체에 대해서도 자제를 요청할 작정이다.
KBO의 본격적인 여론몰이에 맞서 선수협은 사이버 홍보와 시민단체의 지지를 한층 더 이끌어낸다는 전략이다. PC통신 야구동호인들이 주축이 된 지원단은 오는 29일 서울 강남역 주변에서 선수협 지지집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팬들과 별도로 선수협도 27일 참여연대와 민변을 방문한데 이어 30일 서울 명동에서 시민을 대상으로 서명을 받는다.
여론의 흐름. 과연 누구의 손을 들어줄 것인가.
[권정식 기자 jskwon＠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