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니스] 돌아온 카프리아티 코트 호령
기사입력 2000년 01월 25일 23시 48분
갑작스런 위경련. 그러나 이대로 쓰러질 순 없다. 얼마나 오래 꿈꿔왔던 순간인가.
`돌아온 신동' 제니퍼 카프리아티(23．미국)가 2000호주오픈 준결승에 선착, 린제이 데이븐포트－줄리 알라르 데쿠지(프랑스)전 승자와 맞붙는다.
카프리아티는 25일 멜버른파크서 계속된 대회 9일째 여자단식 8강서 아픈 배를 움켜쥔 채 `일본 테니스 여걸' 스기야마 아이를 2대0(6－0 6－2)으로 가볍게 제치고 그랜드 슬램 대회 4강에 오르는 감격을 누렸다.
경기 시작 55분만에 따낸 손쉬운 승리였지만 91년 윔블던과 US오픈 이후 꼭 8년6개월여만에 메이저대회 준결승에 오른 기쁨은 55년만에 쌓은 성만큼 값진 것이었다.
90년 사상 최연소로 프랑스오픈 4강에 진출, 스타덤에 올랐던 카프리아티는 부담감 탓에 약물을 남용, 94년 코트를 떠났다가 3년만에 복귀, 지난해 US오픈서 16강에 들며 재기의 첫 신호탄을 쐈었다.
카프리아티는 이번 대회 직전 홍콩서 열린 새천년 첫 테니스대회인 밀레니엄 시범경기서 마르티나 힝기스를 꺾고 우승하기도 했다.
한편 남자 단식의 안드레 아가시(미국)는 히참 아라지(모로코)를 3대0으로 꺾고 준결승에 합류했다.
[정경희 기자 gumnuri＠sportschosun.com]
